글연성

[◆A x 하이큐] Extraordinary vol.2

◆Pix 2016. 11. 1. 23:57


- 다이아몬드 에이스 X 하이큐!! 크로스오버


- 해리포터 au





유우키 테츠야 x 이사시키 준 x 타키가와 크리스 유우 (테츠준크리)

사와무라 다이치 x 스가와라 코우시 x 아즈마네 아사히 (다이스가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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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억 조작의 시대 (2)










곤란을 겪으셨겠습니다.”


뭘요. 고생은 그쪽이 더 했겠죠.”




퇴근 시간이 가까워 어수선한 마법부 복도를 준은 다이치와 나란히 걷고 있었다. 그 뒤를 마츠카와와 시라카와가 훈련된 닌자처럼 발소리도 내지 않고 조용히 따랐다. 다이치는 살짝 미소를 띠고서 준의 부루퉁한 얼굴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실력이 굉장하시던데요. 거리 전체에 방어 마법을 걸 정도라니.”


“....그냥 잔재주죠. 오러국엔 그만큼 하는 사람 널려 있을 텐데.”


아뇨. 지금 저희 뒤에 있는 저 둘도 방어는 잘 못 합니다.”


나는 원래 전방이다




마츠카와가 피식 웃으며 받아치자 다이치도 하하 웃었다.




이대로 가게로 돌아가십니까?”




다이치는 준을 오러 사무국 안으로 안내했다. 무죄 방면되었지만 피고가 직접 서명해야 할 서류가 몇 가지 있었기 때문이었다. 준은 온갖 어둠의 마법 관련 기구들이 즐비하게 놓인 사무실을 신기한 듯 휘 둘러보며 대답했다.




그래야죠. 문 닫은 지 4일이면 이 달은 뭔 짓을 해도 적자라고요. 이상한 일에 휘말려서 사람 열 받게. 국장님처럼 조금만 조사해도 내가 결백하단 거 다 알았을 거 아닙니까?”


“안타까운 일이지만, 갈수록 점점 더 사법 처리가 허술해지고 있는지라. 마왕과 데스이터에 대한 공포가 하루가 다르게 퍼지다 보니 마법부도 뭔가를 해야만 하는 처지죠. 아마 그 검사도 꽤나 급했을 겁니다.”




준의 얼굴이 굳었다. 다이치는 그의 안색을 슥 살피고는 소파에 앉기를 권했다. 준은 아무 말 없이 소파에 앉아 양 손을 모아쥐었다. 다이치가 지팡이를 휘두르자 책상에서 서류철 몇 개가 휙 날아와 손에 쥐어졌다. 그는 준의 맞은편 자리에 앉아 양피지를 넘겼다.




이사시키 씨라고 불러도 될까요?”


좋으실 대로.”


“갑작스러운 청이지만 오러국에 특채를 지원하시는 건 어떻습니까?”




시라카와가 건네준 음료를 마시려던 준은 기침을 하고 말았다. 엄청난 말을 뱉은 것 치고는 다이치의 얼굴은 얄미울 만큼 환했다. 준은 입가에 흘린 음료를 닦으며 다이치를 빤히 쳐다보았다.




농담이죠?”


아닙니다. 솔직히 이 사건을 조사하는 동안 이사시키 씨의 방어 능력이 탐이 났습니다.


“....”


저희는 늘 인력난에 시달리는 처지거든요. 괜찮으시다면 가게를 처분하는 것을 도와드릴 생각도 있습니다.”




준은 다이치의 시선을 피했다.




난 오러 안 합니다.”


당신이 쿠로오 테츠로와 만났다는 건 사실입니다. 그렇죠?”




마법에 걸려 비가 내리는 창문을 바라보던 시라카와가 손에 들린 커피를 쏟았다. 팔짱을 끼고 흥미롭게 그들을 지켜보던 마츠카와도 눈썹을 치켜올리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준은 동작을 멈추고 그대로 앉아 있었다. 다이치의 말을 귀로 받아 이해하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머리가 맑아지는 마법에라도 걸린 양 머리는 팽팽 돌고 심장은 쿵쿵 뛰어댔다. 




협박하는 겁니까?”


“아,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죠. 저는 당신이 아즈카반에 들어가길 원하지 않아요. 당신이 데스이터한테 협력한다 생각하지도 않고요.”


그럼?”


하지만 이사시키 씨가 어딘가 데스이터와의 고리를 갖고 있다는 건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그 고리가 오러국장인 저로서는 욕심이 나거든요.”




이 정도면 솔직한 답이 되었을까요? 다이치는 빙긋 웃었다. 준은 인상을 찌푸리고 다이치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다이치는 마치 소년 같은, 어딘가 순수한 표정으로 그와 시선을 부딪치고 있었다. 준은 한숨을 한 번 쉬더니 다이치가 앞에 밀어준 양피지와 깃펜을 집어들었다.




마법부랑 엮이는 건 싫습니다.”


왜요?


그쪽 사람들 안 좋아해서.”




잉크가 마르지도 않은 양피지를 다이치 쪽으로 던지듯이 밀어놓은 채 준이 벌떡 일어서자 팔짱을 끼고 창문에 기대서 있던 시라카와가 혀 차는 소리를 냈다. 다이치는 여전히 온화한 눈으로 준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왕에 대한 공포가 퍼지고 있으니 마법부도 뭔가 해야만 하는 처지라고 하셨습니까? 덕분에 어떤 사람들은 억울하게 죽어 나가죠. ‘안타까운 일? 안타깝기만 해서 좋겠군요. 누명을 풀어 준 건 고맙지만 그 이상 엮이는 건 사양입니다. 오늘 일은 감사했고 서류 거기 있습니다.”




준이 성큼성큼 걸어 사무실 문을 열자 얼결에 마츠카와는 피하듯 자리를 옮겨주었다. 다이치는 살풋 웃으며 고개를 한 번 젓고는 입을 열었다.




기억을 못 하시는 것 같지만 저희는 구면이더군요.”


“....?”


제가 유우키 선배를 참 좋아했거든요.”


"!"



준의 걸음이 멈췄다.




선배를 만나러 갈 때면, 늘 그 옆엔 짧게 턱수염을 기른 친구가 한 명 있었어요. 이상하게도 그 분과는 제법 친하지 못했지만... 그 친구가 바로 이사시키 씨였다는 게 이 사건을 조사하던 도중 기억이 났습니다.”




준은 천천히, 슬로우 모션처럼 다이치를 향해 뒤를 돌았다. 짧고 검은 머리카락과 강하고 뚜렷한 이목구비. 충격을 받아 속이 역류할 것 같았다.

닮았다고 생각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준 역시 그때 그를 닮은 소년이 하나 있었다는 것을 기억했다. 그제야 호그와트 교정에서 그를 졸졸 따라다니며 당차게 말을 걸던 소년의 얼굴과 지금 자신의 앞에 앉은 오러국장의 얼굴을 매치할 수 있었다. 충격으로 얼룩진 표정을 하고 준이 자신을 빤히 쳐다보자 다이치는 아차 하며 말을 덧붙였다.




“....이 이야기는 힘드실 텐데 죄송합니다. 저도 장례식에 갔었는지라....”


테츠를 이용해서 날 끌어들일 생각이면 험한 꼴 보기 전에 포기해.”




준은 문고리를 잡은 손에 힘을 주고는 단호하게 몸을 돌려 문을 쾅 닫고 나가 버렸다. 문이 닫히는 소음이 사무실 안에 먼지처럼 가라앉았다.




“....”


왜 저래? 유우키 얘기는 뭐고 마법부는 또 왜 저렇게 싫어해?”




마츠카와가 문을 힐끗 바라보며 준이 앉아 있던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는 그가 마시던 음료를 쓰레기통으로 날려 보냈다. 시라카와도 흥 하고 콧방귀를 뀌며 마츠카와의 말에 동의했다. 다이치는 대수롭지 않은 얼굴로 준이 서명한 양피지를 한번 훑어본 뒤 옆 자리에 던져두었다.




저 사람은 그럴 만도 해. 기록을 봤는데, 아버지가 한 번 억울하게 아즈카반에 잡혀간 적이 있더군.”


무슨 일로?”


어둠의 마법 관련해서. 이가이나 장관 때.”


분위기 무지하게 살벌했을 때 아냐?”


그래. 오러들이 길 가다가도 아무나 턱턱 잡아들이던 시절이지. 문제는 저 사람 아버지가 머글이었거든.”




마츠카와가 허, 하는 소리를 냈다.




머글을 막 잡아가?”


그땐 그러던 때니까.


유우키 얘기는 뭔데? 그 사람 죽은 지 몇 년 됐잖아?”


마츠카와 너도 기억 안 나나 봐? 학교 다닐 때 둘이 엄청나게 친했어. 그런 소문도 있었는데 유우키가 하도 힘센 집안이라 묻혔지.”


전 슬리데린이긴 했어도 유우키네 첫째라면 기억하는데, 얼굴 보니까 그때 같이 다니던 친구가 맞는 것 같긴 하네요.”




다이치는 소파 등받이에 깊게 몸을 기대며 가벼운 한숨을 쉬었다.




“어쨌든 저 이사시키란 사람은 좀 힘들겠다.”


하지만 차관님이 무조건 데려오라고 하셨잖아요.”


힘들겠다고 했지 포기하겠다고 하진 않았어. 그 방어 능력 솔직히 정말 탐나지 않아? 어떻게 10초도 안 되는 시간 동안! 혼자서 거리 전체를! 영역이 무려 1km2에 달했다고. 그런 거 할 수 있는 사람 저기 미스터리 부서의 오이카와 토오루 말고는 본 적이 없어.”


“이봐. 핵심은 그게 아니지, 국장님.”




마츠카와는 다이치를 향해 앉은 몸을 기울이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쿠로오 테츠로에 대한 얘긴 뭔데?”




잠시 마츠카와의 시선을 맞받아친 다이치는 찻잔을 톡톡 쳐서 찻잔이 설탕통 옆에 가서 앉게 만들고는 사무실 창문을 바라보았다. 시라카와의 시선도 그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쿠로오 테츠로에 대한 말을 듣고도 진심으로 이사시키 준이란 남자가 데스이터에게 협력하지 않고 있다고 믿어?”


믿어. 만약 그 사람이 데스이터의 일원이라면, 이 해프닝이 조작이라는 뜻인데 굳이 자기 사람을 노출시켜 가면서 그런 짓을 할 이유가 없거든.




대답이 궁한 듯 마츠카와는 잠시 입을 열지 않았다. 다이치는 그를 향해 씩 웃고는 옷을 털어낸 뒤 벌떡 일어나 한쪽 벽에 걸려 있는 거울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마츠카와는 그가 움직이는 대로 고개를 돌리며 나른하게 한쪽 눈을 치켜떴다.




기억 조작을 한 건 진범의 지팡이가 아니었어.




시라카와가 여전히 팔짱을 낀 채 아, 그랬었죠- 하고 대답했다. 다이치는 거울 앞에 서서 망토를 한 번 휙 펼쳐 단정히 두르고는 오러 국장 뱃지를 가슴에 다시 고정했다.




기억 조작은 개나 소나 하는 마법이 아냐. 그 진범이란 놈이 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 틀림없이 데스이터의 다른 사람이 개입되어 있을 거야. 그것도 고위 마법사가.”


그게 쿠로오 테츠로라고?”


글쎄.”




다이치는 몸을 휙 돌려 뭔가 알 듯 말 듯 갸우뚱한 표정을 짓고 있는 두 오러를 바라보았다. 마츠카와가 주머니에서 담배를 하나 꺼내 물고는 불을 붙였다.




진범은 미끼야.”


미끼?”




잠시 다이치의 눈에 무언가가 번득였다. 그는 허리를 곧추세운 채 차분한 발걸음으로 문 앞에 서서 문고리를 잡아 열었다. 그 뒤에서 시라카와와 마츠카와가 무언의 눈빛을 주고받았다. 다이치는 등을 돌린 채 입을 열었다.




"허술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꼭 일부러 잡히라고 밀어넣은 것 같이."


"....."


난 그걸 알아야겠어. 데스이터 중에서도 고위직인 놈들이, 우리 오러들의 눈에 띄게, 이사시키 준이라는 민간인 남자 곁에 나타나는 이유가 뭔지.”




짙은 남색의 망토가 흩날리며 사무실을 뒤로하고 문이 닫혔다. 다이치는 숨을 한번 깊이 들이마시고 주먹을 쥐었다. 이상할 정도로 기분이 맑았다.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문을 열어야만 한다면, 미지와 두려움의 영역으로 나아가야 한다면, 나는 지금처럼 망설임 없이 문고리를 잡아당길 것이다. 문 너머에 내가 보아야 하는 것을 볼 것이다. 그것이 어둠의 마법과 싸우는 오러들의 수장이 할 일이었다. 그는 문을 등진 채 꽉 쥔 주먹과 발을 앞으로 내딛었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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