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아몬드 에이스 X 하이큐!! 크로스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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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키 테츠야 x 이사시키 준 x 타키가와 크리스 유우 (테츠준크리)
사와무라 다이치 x 스가와라 코우시 x 아즈마네 아사히 (다이스가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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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기억 상실의 시대 (4)
스가는 눈을 비비며 잠에서 깼다. 목이 텁텁한 것이 뭘 좀 마셔야 할 것 같았다. 날은 아직 한밤중이라 캄캄했다. 물이 어디 있다고 했더라, 졸음이 가시지 않은 눈을 깜빡거리며 어둠을 저어 방 밖을 나오는데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부엌 바로 옆의 꽉 잠긴 문 안에서 웅얼대는 소리였다. 이 마을 사람들은 잠을 늦게 자나? 대수롭지 않게 부엌을 살펴보던 스가의 귀에 솜털을 쭈뼛하게 할 만한 이야기가 들어왔다.
“우선은 밧줄로 묶어야겠군.”
“서낭당 헛간이면 넣어놓을 만 하겠지?”
“비리비리한 게 한 팔로도 금방 잡을 것 같더만.”
“자네가 큰일을 했네. 어디 여기에 의사가 흔하던가?”
스가와라 코우시는 말했듯이 머리가 명석한 사람이었다. 설마 저게 나를 두고 하는 얘기겠어, 하는 의심은 그에게 필요 없었다. 물 마시는 것을 단념하고 스가는 급히 방으로 돌아와 숨죽여 가방을 쌌다. 순간이동도 할 줄 몰랐고 빗자루도 없었기에 발로 도망치는 수밖에 없었다. 다이치가 순간이동 시험 볼 때 같이 봤어야 했다고 후회하며 스가는 떨리는 손으로 가방을 단단히 동여매고 몰래 집을 나섰다. 최대한 발걸음을 조심조심 걸으며 마을 길을 돌아서는데 울타리에서 한 할머니와 마주치고 말았다.
“!”
“음? 이거 오늘 오신 의사 선생 아니우?”
“...”
“안 자고 어딜 급하게 가려고 하우?”
“저기... 친구한테 일이 생겼다는 소식을 들어서요. 죄송하지만 지금 가야..”
“밤이라 전보도 우편도 없는데 그게 무슨 소리여.”
“제발요. 비켜주세요.”
“아니, 아니, 그러면 안 되지. 여기 이 의사 가네!”
할머니의 육성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쩌렁쩌렁한 소리가 집들을 울렸다. 마치 사이렌이 울린 것처럼 사람들이 우당탕 소리를 내며 쏟아져 나왔다. 아까 작당을 하고 있던 자들이 분명했다. 그 중 몇몇이 밧줄을 든 것을 본 스가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거기 서!”
“도망 못 가!”
사람들이 사방에서 몰려들자 스가는 지팡이를 꺼내 미친 듯이 마법을 쏘아 댔다. 그러나 명중률이 형편없어 쓰러지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역시 이상한 놈이었어, 마술 부리는 놈이야! 험한 일로 단련된 남자들의 팔뚝힘은 스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셌다. 한두 사람이 필사적으로 달리는 스가의 몸을 덮치자 손에서 지팡이가 빠져나와 데굴데굴 굴러갔다. 입에 재갈이 물려지고 밧줄을 든 사람들이 토끼몰이하듯 그에게 다가왔다. 잔뜩 엉킨 팔과 다리들 사이로 마대자루가 보였다. 잡힌다. 싫어, 싫어. 패닉에 싸여 몸부림치는 스가의 흐려지는 시야에 뒤에서부터 잔인하게 터져나가는 사람들의 몸이 들어왔다. 또다시 초록색 섬광, 하지만 이번에는 붉은색 피, 공중에 부자연스럽게 들어올려졌다 내팽개쳐지는 사람들, 정신이 어질해 자신을 붙잡고 있던 남자들이 사라졌다는 것도 눈치챌 수 없었다. 언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짧고 검은 머리와 금색 눈동자. 순간 스가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언젠가 본 적이 있었던 그 얼굴이 닳은 기억의 저편에서 선명하게 떠올랐다.
“...다이치...”
가 아니야.
스가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
“스가, 스가?”
스가는 힘없이 눈을 깜빡였다. 점점 환해지는 빛을 따라 시선을 옮기니 예쁘게 조각된 대리석 천장과 ‘성 뭉고 병원’ 이라고 쓰인 치료사 가운이 눈에 들어왔다.
“아사히...”
"정신이 좀 들어?"
"으..."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좀 앉을래? 앉을 수 있겠어?”
친우의 다정한 손길에 기대 스가는 상체를 일으켜 앉았다. 머리가 깨질 것 같았다. 정신을 잃은 다음의 일은 생각나지 않았다. 남아있는 것은 검은 머리의 마법사. 스가는 그와 자신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났었는지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었다. 베일에 덮여 잠들었던 기억이 예고 없이 되살아나듯 그는 그 마법사와의 모든 일을 기억했다. 왜 갑자기 그렇게 되었는지는 역시 알 수 없었다.
“내가 어떻게 된 거야...?”
“글쎄 유우키 씨가 어제 새벽에 너를 업고 응급실로 들어오지 뭐야. 내가 당번이어서 망정이지 정말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다구. 너는 의식이 없지, 유우키 씨는 널 놔두고 그냥 휙 가 버리지...”
“유우키?”
스가가 눈을 깜빡였다.
“왜, 그 있잖아. 순수혈통 부잣집. 너 데리고 온 사람이 유우키네 둘째 아들, 이름이 뭐였더라... 아, 유우키 마사시. 우리랑 같은 학년에 그리핀도르 학생이었고. 기억 안 나?”
“혹시 다이치랑 퀴디치 팀 같이 했던?”
“그래, 세 학년 위에 형도 하나 있었는데 몇 년 전에 죽었잖아."
"...다이치가 엄청 좋아했던 그 말없는 선배?"
"맞아. 그 형이랑은 사이 좋았던 것 같은데 동생이랑은 어땠는지 잘 몰라..."
"...유우키.... 머리 짧고. 까맣고."
"어... 그랬지. 어쨌든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냐. 너 유우키 마사시랑 무슨 일 있었던 거지? 엮여서 별로 좋을 것 없는 사람인데...”
스가는 잠시 말을 잃었다. 머리를 무언가가 둔탁하게 때리고 지나가는 것 같았다. 짧은 머리와 금색 눈동자. 기숙사가 달랐는지라 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유우키라는 이름만은 똑똑히 기억하는 터였다. 유우키 가문은 마법사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몇 안 남은 오래된 순수혈통 가문들 중 하나였고, 가주 역할을 하던 장남이 요절한 뒤로는 차남이 뒤를 이어 가문을 경영하고 있었다. 유우키 마사시. 역시 아는 사람이었어. 그가 자신을 구해 준 바로 그 사람이 틀림없다고 스가는 생각했다. 자신을 병원까지 업고 왔다면 더 고민할 일이 아니었다. 그가 자신에게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아사히는 친구의 머릿속에서 빠르게 정리되는 결론을 읽지 못한 채 불안해하며 스가의 얼굴을 살피고 있었다.
스가는 옷매무새를 고친 뒤 침대에서 일어났다. 강한 확신이 들었다.
“아사히, 나 지금 당장 그 유우키 마사시를 만나야 해.”
*
“글쎄, 난 잘 모르겠어. 모진 성격이 아니라며?”
“멍청하지도 않아.”
“만약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기억을 없애면 돼.”
“그러다가 사와무라한테 들키면 어쩌려고?”
“마사시.”
넓은 서재 안 커다랗고 까만 가죽 의자에 사람이 앉아 있었다. 그리고 또 다른 사람이 그 의자의 등받이를 바라보며 서 있었는데, 그는 조금 전 의자에 앉은 사람으로부터 마사시라는 이름으로 불린 남자였다. 앉아 있는 사람이 의자를 빙글 돌려 서 있는 사람과 시선을 마주쳤다. 두 사람의 얼굴은 모르는 사람이 보면 쌍둥이라고 착각할 만큼 닮아 있었다.
“아직 대범하지 못하구나.”
의자에 앉은 남자가 자신의 짧은 머리를 손으로 천천히 반듯하게 넘겼다. 마사시는 뒷짐을 진 채 다소 부루퉁한 듯 헛기침을 했다.
“그럼 지금이라도 돌아와서 나 대신 일을 하던가.”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왜 쓸데없는 소리야? 형이 나로 변신해서 그 스가와라라는 사람을 병원으로 옮긴 건 사실이잖아. 난 그런 거 정말 싫다고.”
“그럼 온 세상에 사실은 유우키 테츠야가 살아 있었다고 광고라도 하게?”
의자에 앉은 남자가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 팔걸이를 꽉 쥔 손등 위로 핏줄이 불거졌다. 그 음성에 배어 있는 성남을 직감한 마사시는 여전히 부루퉁한 표정이었지만 입을 다물었다.
“도련님. 손님입니다.”
집사의 노크 소리에 잠깐의 침묵은 금세 깨어졌다. 마사시는 한숨을 푹 쉬고는 책상에 아무렇게나 굴려 둔 반지를 다시 주워 끼었다. 의자에 앉은 남자가 조용히 읊조렸다. 이리로 데려 와. 마사시는 고개를 두어 번 주억거리고는 집사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스가와라는 아사히가 가르쳐 준 대로 길을 걸어 유우키 가문의 대저택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만나지 못할 것도 조금은 각오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집 안에 있는 모양이었다. 아니, 바보가 아니라면 내가 찾아올 것을 예상했겠지. 스가는 바깥을 청소하는 집요정들이 안내하는 대로 저택의 호화로운 잔디밭을 지나 현관 밖에 늘어선 손님용 의자에 조심스레 앉았다. 오 분보다 조금 덜 기다렸나 싶을 무렵 커다란 현관문이 열리고 안에 집사처럼 보이는 늙은 남자가 단정한 자세로 서 있었다. 도련님이 거실에서 기다리십니다. 스가는 공간의 화려함과 크기에 압도되어 살짝 주눅이 든 채로 집사의 뒤를 따랐다.
“마사시 도련님, 스가와라 코우시 씨가 오셨습니다.”
사람이 몇 명은 파묻힐 만큼 큰 소파 위로 뒤통수만 삐죽 올라온 것을 보고 스가는 침을 꿀꺽 삼켰다. 마사시는 뒤를 돌아보더니 성큼 일어나 손을 내밀었다. 이렇게 체격이 컸었던가? 스가는 손을 마주 잡으며 그의 커다란 몸집과 이목구비를 차분히 훑어보았다. 상대를 뚫어보는 듯한 금색 눈동자. 하지만 머리가 생각보다 더 짧은 것 같았다. 어두울 당시라서 잘못 봤었나? 머리카락으로 단정하기엔 무리가 있지. 다만 체격이 이렇게까지 크진 않았던 것 같은데... 어렴풋이 학교에 다닐 시절의 모습이 남아있는 것도 같았다. 그러나 스가가 입을 열기 전 마사시가 먼저 선수를 쳤다.
“찾아주실 걸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그럴 거라 생각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죄송합니다만, 스가와라 씨가 만나셔야 할 사람은 제가 아닙니다.”
“네?”
“이쪽으로.”
스가는 잠깐 마사시의 말을 해석하느라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그게 무슨 뜻이지? 마사시는 스가를 데리고 거실 한편에 있는 나선형의 계단을 올라갔다. 화려하게 조각된 난간을 잡고 마사시의 뒤를 따라 계단을 오르는 동안 스가의 머릿속에서는 불안한 물음표들이 퐁퐁 튀어올랐다. 그렇다면 나를 구해준 것이 유우키 마사시가 아닌가?
“이 문을 열고 들어가시면 됩니다.”
늑대의 머리가 조각된 황동 문고리가 달린 커다란 문 앞으로 스가를 안내한 마사시는 자신의 할 일을 다했다는 듯 가볍게 목례를 하고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다. 의문과 약간의 섬짓함을 안은 채 스가는 조심스레 문고리를 들어 문을 두드렸다.
“들어와.”
그 순간 스가는 모든 것을 알아차렸다. 문고리를 잡은 손이 마구 떨렸다.
그를 다이치로 착각하게 한 기시감이 무엇이었는지 그제야 분명해졌다.
“...”
“문은 닫았으면 좋겠는데.”
“....살아 있었군요.”
“거기 앉지.”
테츠야는 가죽 의자에 살짝 몸을 걸치고 등을 꼿꼿이 세운 채 손짓으로 스가에게 맞은편의 의자를 건넸다. 스가는 문을 닫은 뒤 테츠야가 가리키는 의자 앞까지 천천히 걸어왔다. 방은 어두웠다. 책상 한켠에 놓인 반딧불이를 담은 램프가 이 공간의 유일한 빛이었다.
“....세상 사람들은 전부 당신이 죽은 줄 아는데.”
“다행이군.”
테츠야는 느리지만 담백한 목소리로 힘있게 말문을 열었다.
“그쪽이 살아 있다는 걸 알았으니 난 이제 어떻게 되는 거죠?”
“내 편이 되거나, 죽거나.”
“당신이 데스이터인 줄은 몰랐어요. 정확히 말하면 유우키 가문이.”
“마사시는 아냐. 그리고 죽인다고는 했지만 널 죽이지는 않을 거다. 그러면 오러국이 얽힌다는 걸 알고 있어. 특히 사와무라 다이치가.”
“다이치가 그토록 당신을 존경했는데, 어째서 이런 길을 가는 건가요?”
테츠야의 안색이 약간 변했다. 스가는 여전히 그의 금색 눈동자를 단호하게 마주보며 서 있었다.
“나는 누구의 존경을 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야.”
"당신은 나에게 원하는 게 있어요. 그렇죠?"
"알려진 것보다 더 명석한지도 모르겠군."
"그렇지 않다면 날 거기서 구해줄 이유가 없잖아요?"
"그래서 그 대답을 하러 날 찾아왔다는 건가."
“아뇨. 난 그쪽한테 직접 듣고 싶은데요.”
한동안 테츠야와 스가는 서로를 탐색하듯 쏘아보았다.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먼저 침묵을 깨뜨린 것은 테츠야 쪽이었다.
“내가 처음 구해 줬을 때, 넌 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지금도 같은 생각인가?”
“....”
호의는 베풀 만한 사람에게 베푸는 것이다.... 기억의 산을 넘어 메아리처럼 마법사의, 아니 테츠야의 목소리가 스가의 귀에 닿아왔다. 스가는 입술을 깨물고는 살짝 고개를 내저었다.
“같은 생각이라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몇 번이나 죽을 뻔했어도 말인가?”
“당신과 같은 생각.”
"음?"
스가의 목소리는 살짝 눈물이 섞인 듯 떨렸다. 그는 허리를 굽혀 의자에 천천히 반듯하게 앉았다. 테츠야의 커다란 눈이 스가의 행동을 좇아 아래로 내려왔다. 그는 미묘하게 흥미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쩌면 나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을 거에요."
"뭘 말인가?"
“난 어렸을 때 몸이 약했어요. 부모님도 많이 걱정하셨죠. 나는 머글 태생이 아니었고, 내가 마법사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어요. 나는 철도 없이 머글 친구들에게 신기한 것들을 보여주고 싶었죠.”
“....”
“하지만 약하고 어렸던 나는 마법을 잘 쓰지 못했고, 신기한 구경거리에 도취된 아이들은 내가 마법을 보여주지 못하는 날이면 날 때리거나 못살게 굴었어요.”
“그랬군.”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강박이 뭔지 알아요?”
"...."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나니까, 스스로에게 솔직해지고 싶어졌어요."
"...."
“구해 줘서 고마워요. 그 말을 하려고 왔어요.”
망설임 없이 팔목을 걷어 올려 그에게 내미는 스가와라를, 반짝이는 금색 눈동자로 뚫어지게 쳐다보던 테츠야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의외로군.”
“이걸 원한 게 아니었나요?”
"사람들은 스가와라 코우시가 머글을 아주 사랑한다고 알고 있을 텐데."
스가는 대답하지 않았다. 피식 웃음을 짓던 테츠야의 표정이 스가를 살피듯이 날카로워졌다.
“사와무라 다이치를 어쩔 생각이지?”
스가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결국엔 나를 이해하게 될 테니까."
“확실히 해 두겠는데, 혹시라도 마법부나 오러국과 연대할 생각이 있거든 지금이라도...”
“난 오러로서의 다이치를 말한 게 아니에요.”
짧은 침묵이 두 사람 사이에 내려앉았다. 테츠야는 스가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는 지팡이를 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배신은 용서받을 수 없다.”
“...알고 있어요.”
“아무리 나라도 표식을 새기는 일은 할 수 없으니, 주군을 만나러 갈 수 있게 통로를 열어주겠다.”
테츠야는 중세 양식으로 조각된 벽난로를 향해 지팡이를 겨누고 불을 피웠다. 스가의 눈동자 위로 활활 타오르는 불꽃이, 테츠야를 처음 만나던 그 날의 산불처럼 비쳤다. 플루 가루를 한 움큼 집어든 테츠야가 불 위에 대고 무어라 중얼거린 뒤 가루를 불 속에 던지자 펑 하는 소리를 내며 불이 초록색으로 변했다. 스가는 망설이지 않고 벽난로 앞에 다가와 일렁이는 불을 응시했다.
“그러고 보니 궁금한 게 있어요.”
“뭔가?”
“처음 나를 만났을 때 나에게 기억력 마법을 걸지 않았어요? 그런데 내가 어떻게 당신을 기억할 수 있는 건가요?”
테츠야의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
“...오래된 마법이야. 스위치를 누르면 기억이 살아나는.”
“헤에, 역시 고위 마법이었어. 원리가 궁금하네요. 나중에 가르쳐 줄 수 있나요?”
“....”
테츠야가 대답하지 않자 스가는 미소를 지으며 다시 불꽃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당신께 빚을 졌군요.”
“주군을 만나면 그 즉시 내 이름을 대야만 좋지 않은 일을 피할 수 있다. 주군의 얼굴을 보거든 바로 무릎을 꿇어앉고...”
테츠야의 시선이 불꽃에 새빨갛게 물든 스가의 아름다운 은발에 닿았다.
“....‘네 번째 배트’ 가 보냈다고 말해.”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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