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입시공부하다 책상에 엎드려서 잠깐 조는 쥰상 하염없이 바라보는 테츠상 보고싶다......(( 깨우지도 못하고 속눈썹 예쁘다는 생각 하고 있는데 지켜보던 료상이 아~~~ 그냥 덮쳐라 남자답지 못하네~~~~ 라고 소리지르고 사라져ㅆ으면((ㅈㄴ






2.


테츠가 쥰한테 딸기향 나는 립스틱 사주는데 쥰이 ????이게 뭐야 나보고 바르라고??? 유치하게 향기는 또 왜 나는거여???? 라고 하면 테츠가 무심하게 기왕이면 맛있는 걸로 먹을려고. 라고 대답해쓰면 좋게ㅆ다.....((






3.


아 합숙하다가 쉬는시간에 테츠랑 료상이 그냥 둘이 있길래 둘이 나가서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사 왔는데 그거 본 쥰상이랑 쿠라모치가 둘다 ㅂㄷㅂㄷㅂㄷㅂㄷㅂㄷ 하면서 뭐야!!!!/뭐....ㅂ니까!!! 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테츠상은 천진난만하게 아이스크림 사왔는데? 할거같고 료상은 ㅎㅎㅎ 하면서 쿠라모치 입에 먹던 아이스크림 밀어 넣으실듯






4.


테츠랑 크리스가 선천적 뱀파이어인거 보고싶다...< 크리스는 피를 먹지 않으면 사망하는 뱀파이어라 시간을 두고 먹잇감을 탐색하는 중이고, 테츠는 채식 가능한 뱀파이어라 딸기주스나 토마토주스 먹는걸로...(

그러다 크센이 미유키를 물어서 미유키도 뱀파 되는거 보고싶다 엉엉엉어 미유키는 크센을 존경했기 때문에 크센 뱀파인거 알고 나서도 제 피 드시고 싶으시면 맘껏 드시라고 하는데 크센은 뱀파이어의 피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걸ㄹ...<

그러다가 에쥬니가 입학하고 크센은 에쥬니랑 만나고 나서 이 아이의 피를 마시고 싶은데 그러면 안 된다는 묘한 느낌에 사로잡혔으면 좋겠다.... 하지만 미유키는 에이준을 보고 뱀파가 된 이후 처음으로 미칠 듯한 갈증에 시달리는거

그리고 텣상은 n개월 전부터 쥰상 물고 싶어서 미치겠는데 채식을 한다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고 안 물고 버티는걸로...( 근데 어느 날 갈증을 채우지 못한 채 딸기주스가 다 떨어져버리는데...!!!!((젼






5.


아 마블얘기하니까 애들이 슢뻐히어로 팬들인거 보고시ㅍ다ㅠㅠㅠㅠㅠ 에쥬니는 아이언맨 둏아할거같고 후루야는 토르랑 로키 좋아할거같다(( 하룻치는 배넠ㅋㅋㅋ박샄ㅋㅋㅋㅋ 좋아할거같은ㅋㅋㅋㅋㅋ 셋이서 맨날 누가 더 쎄다 얘기했으면

근데 여기에 뱃시 좋아하는 이단자(?) 카네마루랑 캡아 좋아하는 토죠도 끼곸ㅋㅋㅋㅋ 뮹키는 난 아무도 안좋아해~ 하는데 필통 아이언맨일거같고(( 미사와 둘다 아이언맨좋아하시길...^^ 모치는 호크아이 좋아할거같은((

쥰상은 캡아 좋아하는데 왜 캡아가 좋냐고 물어보면 입닥치라고 했으면 좋겠다^^^^^^ 테츠상은 닉퓨리....좋아했으면...(( ㅋㅋㅋㅋㅋㅋ 료상은 버키나 로키 좋아할거같고 크센은 의외로 스타로드(...) 춤추는데서 감명받으신((






6.


개인적으로 보고싶은 타교대결 야쿠시vs우구모리 <이거제발 이나시로vs야쿠시 센센vs오우야 우구모리vs세이코

아 우구모리vs테이토도 보고싶다 근데 사실 테츠세대 있는 전력이랑 타교랑 싸우는게 더 보고싶다 ㅎ 시발






7.


근데 도립 오우야를 굳이 인문계라고 묘사하고 우린 공부한다~ 이미지를 준걸로 봐서는 세이도가 딱히 공부하는 이미지는 아닌걸까???ㅇㅅㅇ 이나시로는 실업 자 붙으니까 실업계고교지만 세이도는 아니지않음?? 후루야가 공부해서 세이도온것도그렇고

세이도 공부로도 오기힘든학교라고 트리위키에서 본거같은뎈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센센고 마키가 일반입시도 안...친....거라는....이야ㄱ.....(왈칵) 근데 그러면 일반입시였던 테츠상도 공부를 잘했다는걸까(동공지진






8.


아 난 그런거 너무 좋음 야구부 만인의 흠모 대상이었던 테츠상을 차지한 (캡틴도 에이스도 4번도 되지 못했지만) 승리자인 쥰상 혹은 야구부 만인의 눈치게임을 유발한 마성의 게이 쥰상을 차지하려고 몸소 승리자가 된 테츠상...이런거 너무 좋다(






9.


테츠상이 쥰상한테 매니큐어 발라줬으면 좋겠다... 남사시럽게 뭐하냐는 쥰상 손 꽉 잡아서 발라주다가 나지막하게 투구연습하는건 좋은데 너 손톱 까지면 감독님도 안좋아하실거고 나도 마음 아프다고 했으면 좋게ㄸㅏ.....ㅠㅠㅠ

는 쥰상이 투수 그만둔게 테츠상한테도 어떤 폭탄의 뇌관처럼 남아있었으면 좋겠다ㅠㅠㅠㅠㅠ 료스케한테 토죠 얘기 들으면서 쥰상 손 잡아주는 테츠상 좋타...하....






10.


1- 테츠준!! 테츠준!! 테츠준은 정말 너무 좋은게... 대화 없이 마음이 통하는 사이 같음. 딱히 연애감정이 아니더라도ㅇㅇ.. 둘이 철저하게 서로에게 구속되어 있는 게 좋음 자각하지 않아도 너무 자연스럽게 니 옆자리 내 자리

뭐랄까 표현은 준이 더 많이 하고 앵기기도 준이 더 많이 앵기는데 마음은 테츠가 훨씬 깊은 게 좋다ㅠㅠㅠ 준을 보는 눈빛에서 마음을 다 알 수 있었으면 ㅠㅠㅠ 막 테츠는 준한테 애틋함+고마움+미안함X2 이런거 느꼈으면...ㅠㅠㅠ

2- 카네토죠!!! 카네토죠 내 차애컾!! ㅠㅠㅠ 이 테츠준 따른 버전 같은 애들..ㅠㅠ 얘네도 처음부터 너무 세트메뉴였어가지고 서로가 당연한 느낌이 좋음. 근데 얘네는 테츠준하곤 반대로 카네마루가 더 표현하고 토죠가 덜 표현했으면 좋겠다. 또 토죠가 먼저 주전이 됐다는 것도 은근 대조되넼ㅋㅋㅋ 얘네는 풋풋하게 연애하는게 죠음 카네마루가 배팅연습하는 토죠 주머니에 무심하게 음료수 하나 넣어주고...///

3- 쿠라료ㅠㅠㅠ 사실... 신팀 전까지 차애컾은 쿠라료였...< 쿠라료는 평소에 항상 료상 리드이다가 진지해질 때 쿠라모치 리드인 게 좋다. 료상 한정 연하남 강아지처럼 졸졸 따라다니던 쿠라모치가 필요할 땐 맹수되는거 좋아..

은근 료상이 모치한테 박력같은거 느껴서 (티는 안내지만) 두근두근하는게 좋음 ㅋㅋㅋ 귀여웤ㅋㅋㅋㅋㅋ 모치는 막상 자기가 리드해놓곤 료상 기분 걱정하는거 좋앜ㅋㅋㅋㅋㅋ 모치가 막 앵기면 료상이 귀찮은척 하면서 속으론 좋아했으면<

4- 후루미유. 아... 난 왜 얘네는 뭔가 달달한게 생각이 안나는지 모르겠음. 후루야 들어간 컾은 뭔가 다 짠해ㅠㅠㅠ 사실 훌뮤는 양방보다는 후루야 혼자 짝사랑하는게 더 좋음. 미유키 선배가 좋은데 선배는 자기 맘 몰라서

상처받은 사슴?처럼 외로워하는거 좋다... 그러다가 미유키가 후루야 마음 알고 받아주는데 처음에는 나쁜 거 알아도 애가 연습에 집중을 못하니까 집중시키려고 받아준건데 점점 후루야한테 마음 기우는 거 좋아...((앵슷성애자

5- 크리사와!!! 난 에쥬니는 뭔가 크리스 센빠랑 제일 잘 어울리는 느낌적인 느낌 ㅠㅠㅠㅠ 이 둘은 뭔가 알고보니 크리스 선배가 늑대였다던가 그런 것도 좋고 에쥬니가 먼저 크센 덮쳤는데 정신차려보니 깔려있다던가 하는것도 좋고

크센이 에쥬니랑 사귀면서 자기 나쁜짓하는거 같은 그런 현타에 휩싸여있으면 세젤귘ㅋㅋㅋㅋ 그리고 에쥬니가 하도 천연이라 어디서 해맑은 짓 하고 있으면 크센이 와서 단속하는 것도 좋닼ㅋㅋㅋㅋ으으 달달한커플 벤치에서 몰래 뽀뽀나 해라

6- 미유나베. 나 이 커플 너무 좋음. 미유키가 나베 한정 좀 약해지는? 모습 있는것도 좋고 뭔가 조노랑 싸우고 나서 미유키한테 나름 아픈손가락이었으면 좋겠음. 크리스선배 생각나서 겹쳐보이는것도 있고 해서ㅇㅇ.. 그리고 나베는

원래 미유키를 짝사랑하고 있어야 제맛이죠 ㅇㅇ 나베가 사실 부에 계속 있을까 말까 고민한거는 미유키 때문이었으면 좋겠다... 내가 너한테 민폐끼치는거 아닐까 싶어서... 자낮한 나베 좋아ㅠㅠㅠ 여기에 쿠라->나베면 완ㅡ벽

7- 시라노리. 여러분 시라노리 파세요 전망 좋은 주식입니다... 노리가 후루야랑 에쥬니한테 밀려서 노리무룩... 해있으면 시라스가 와서 등 툭툭 두들기고 이거 누구누구 신곡인데. 하고 엠피 쥐어주고 갔으면ㅠㅠ 시라스 벤츠남ㅠㅠ

거기에 노리가 내가 너무 작아보인다고... 미유키한테도 말 못하는 고민 시라스한테 털어놓으면 시라스가 말없이 보고있다가 지금도 충분히 잘 하고 있어. 하고 나지막하게 얘기하면서 손 꼭 잡아줬으면...ㅇ어어어어 시라스 남친미

8- 쿠라준... 내가 이건 꼭 말하고 가야겠어.. 쿠라준 너무 좋지 않나요.. 완전 진짜 남고생들 사귀는거 같을거같아 쿠라모치가 사람들 안보이게 준상 터치하고 막.. 준상이 죽고싶냐고 으르면 입술덮쳐서 물어뜯고 막...

캬하 준상 자신없나봐요? 하고 모치가 약올리면 너 오늘 뒤졌어 하고 준상이 먼저 덮치는것도 좋고... 근데 얘네는 ㅅㅍ에서 감정생기는게 좋음 서로 해결해주는? 상대였다가 갑자기 그 시발같이 내가 왜!!!! 이렇게 되는거 좋다.<

9- 카타사와... 여러분 카타사와 파주세요 카타사와 괜찮지 않습니까 카타칸이 에쥬니 못건드려서 ㅍ_ㅍ 한 얼굴로 쩔쩔매는거 보고싶음 ㅋㅋㅋㅋㅋㅋㅋ 졸업하고...졸업하고... 하면서 막 부처님 얼굴로 앉아있는거 너무좋닼ㅋㅋㅋ

에쥬니는 감독님이 자기한테 그러는 것도 모르고 보스!!! 오늘도 좋은 아침입니다!!! 하고 가는데 카타칸 속으로 심호흡하고있으면 좋겠닼ㅋㅋㅋㅋㅋ 그거 보는 레이상 뒤에서 웃겨죽었으면 ㅋㅋㅋ 근데막상 졸업하면 손못대도 좋겠다..<

10- 세상에 이 컾을 이렇게 늦게말하다니 후루사와... 후루사와는 닥치고 양방이 짜세인것이다 근데 에쥬니랑 후루야랑 서로에 대한 감정이 다른게 좋음 에쥬니->후루야는 라이벌, 내가 넘어야 할 산, 신경쓰이는 사람... 인데

후루야->에쥬니는 처음으로 생긴 '친구' 같은 느낌이면 좋겠다ㅠㅠㅠ 뭔가 야구부에서 좀 벗어난? 감정을 후루야 쪽이 먼저 느꼈으면 싶은.. 그래서 후루야는 자기 마음 깨닫고 에쥬니한테 달이 참 밝네요 같은 드립을 치지만

에쥬니는 알아듣지 못하는게 좋은것이다 왜 내안의 에쥬니 이렇게 천연이얔ㅋㅋㅋㅋㅋ 근데 괜히 후루야가 자기한테 말도 안하고 연습하러가고 그러면 에쥬니 괜히 삐지고... 막 그런거 좋다..으으으.. 풋풋해..ㅠㅠㅠ 훌솨 썸이나 타라

마지막인가...11! 은 어떻게 하다보니 다 세이도만 얘기하게 됐지만 마사준...더럽...The love.. 마사준은 마사시가 무조건 먼저 짝사랑하는게 좋다.. 준상때문에 세이도 가겠다고 결심한거면 쬲ㅠㅠ 형이 누구랑 같이오면

괜히 막 내다보고... 준 형 놀러오면 머리 안감았는데 양치질 안했는데 막 허둥대곸ㅋㅋㅋ 그러다가 테츠랑 준이 사귀게 된 거 알고 마사시가 혼자 앵슷찌통하거나 흑화하거나.. 둘다좋아...준 형 덮쳐버려 마사시...((존나뭐래

끝났지만 타교 컾도 소리치겠다!!!! 카를시라!!! 이츠메이!!! 사나라이!!! 조사나조!!!! 미시아키!!!! 우메나오!!!! 카를시라 두번 외칠것이다 카를시라 존나 좋타!!!!! 늑대인간X뱀파이어 같은 카를시라 믿으세요..<





1.


여름대회 전에 아즈마센빠가 OB들이 모은 간식이나 약이나 각종 서포트할것들 바리바리 싸들고 왔는데 그 중에 콘.돔 박스 있는거 보고싶다.....< 테츠: ? 선배 이건 뭡니까? / 아즈마센빠: 왜 필요하잖아 나도 알고있어





2.


텣상은 카톡 엄청 단답이겠지!!!!!! 그래서 막 읽씹도 단문도 잘 못하는 유리쿠크 탄바상은 텣상이랑 카톡할때마다 쿠크박살(...)나서 쥰상한테 테츠 원래 저러냐고 물어볼것같닼ㅋㅋㅋㅋㅋㅋ





3.


사실 쥰상한테 더 애착이 가는 건... 그런 3학년들 중에서도 유독 가장 오래, 가장 많이, 가장 깊게 그 여름의 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힘들어할 것 같음 ㅠㅠㅠㅠ 이미 미래를 보기 시작한 테츠나 크리스, 탄바에 비해 쥰은 자꾸만 미련을 둘 느낌..ㅠ

특히 쥰상은 입시도 특기전형이 아니라 공부로 간다는 게 거의 유일하게? 구체적으로 명시된 캐릭터고, 대학에서 야구를 계속할지는 모르겠으나 (네타 안봄) 앞으로도 프로에 가진 않을 걸로 짐작하기 제일 쉬운 캐릭터이기도 하고

사실상 쥰은... 3년간의 고교야구 인생에 투수도 포기했지, 4번도 포기했지, 캡틴도 아니었지, 늘 테츠의 뒤에서 테츠를 받쳐줬던.. 뭐랄까 팀을 위해 개인을 희생한 면모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캐릭터가 아닐까 싶음 그런 애가

다시 말해서 이 팀과 함께 고시엔에 간다. 라는 목적 하나로 개인의 모든 영광과 욕심을 포기했던 애가 마지막 여름에서 고시엔에 못 갔다는 게... 그게 진짜 너무 마음이 아픔. 테츠가 버스에서 우는 것도 눈물나게 슬펐지만

마지막 정렬할 때 원래는 주장 옆에 있어야 할 부주장이, 맨 끝에서, 그것도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는 상태로 숨넘어갈듯이 오열하는게 아 난 이나시로전 진짜 두번 못봐... 다른거 몰라도 진짜 쥰 우는건 진짜 두번 못봐






4.


텣쥰한테 연애상담하는 미사와 보고싶다...< 미유키는 텣상한테 테츠상 오늘 사와무라가 불펜에서 저 쳐다보면서 웃고 윙크했는데 이거 그린라이트일까요 어쩌고저쩌고 하면 텣상은 흐뭇하게 미소지으면서 남자의 마음은 직구가 좋아. 라고 대답하는거...(

에쥬니는 쿠라모치한테 얘기하다가 치타선배 빡치니까 스피츠선배한테 가서 히게센빠 요즘 미유키 카즈야가 저한테.... 라고 말 꺼내는 즉시 쥰상이 암말않고 달려가더니 텣상한테 상담하고있는 미유키 멱살잡고 병신아 고백하라고!!!!!!

라고 외쳐쓰면 좋겠다 미유키는 어버버 쥰상 이것좀 놓ㄱ... 하면 텣상이 머리 쓸면서 같은 생각이다 미유키. 라고 해랔ㅋㅋㅋ 뮤키가 그럼 두분은 어떻게 고백하셨는데요?! 하면 텣쥰이 동시에 기억안나. 라고 하는거 ㅂㅗ고시ㅍ다(






5.


글레이드ver. 세이도 보고싶다 쿨쩍.... 치프러너 쿠라모치에 러너 시라스 에쥬니 카네마루, 캡틴 테츠 부캡틴 쥰일거고 건축리더 크리스에 건설가 미유키 토죠 하룻치ㅇㅇ 음식은 왠지 그중 요리 제일 잘할거같은 (내기준) 료상이 맡아할것같다

후루야가 러너 도전했다가 스태미너 부족으로 탈락하는거 보고싶다...( 쥰상도 러너하려고 했는데 테츠가 미쳤냐고 너 부대장이라고 일침놔서 못하고...(( 는 훼이크고 사실 모치가 민호 가슴띠 하고있는게 매우 보고싶어서 그런것이다






6.


판소처럼 테츠상이 쓰고있던 왕관이랑 입고있던 망토랑 들고있던 옥새를 미유키한테 넘겨주면서 과인은 0000년 00월 00일 00시를 기해 옥좌를 2학년 B반의 미유키 카즈야에게 넘기노라 이런거 했으면 좋게ㅆ다





7.


질투 작렬하는 쥰상 보고싶다 버스탈때라던가 밥먹을때라던가 정렬할때라던가 그냥 벤치에 있을때도 테츠상 옆자리 차지해야 직성이 풀리는거( 근데 테츠상도 버스에서 누가 옆에 앉으려고 하면 어.... 하면서 이 자리 임자 있다는걸 눈빛으로 표현할거같음

몇번 그게 반복되서 학습한 팀원들이 자연스럽게 테츠 옆자리는 비워두는겈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쩌다 떨어져 있으면 막 다들 수군수군하면서 이사시키가 삐졌나? 싸웠나? 하는데 테츠가 먼저 쥰 옆으로 가는거 보고시ㅍ다....<<






8.


테츠쥰 헤어지고 테츠 술에 쩔어서 수염도 안깎고 머리도 안자르고 방에 커튼치고 누워있는거 보고싶다... 쿠라료가 찾아와서 쿠라모치는 말없이 술병 치우고 료상은 너 꼴보기 싫으니까 일어나. 라고 말했으면 됴켔다...






9.


아 맞다 이건 진짴ㅋㅋㅋㅋ 나라서 그런건뎈ㅋㅋㅋㅋㅋ 테츠상이 조노한테 충고할때 불꽃타오르는거 왜케 설렘ㅋㅋㅋㅋㅋ 특정 후계구도 갖는 애들이랑 특정 선배가 얽히는거 설렌닼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설명은 집어치우고 전 그것도 텣쥰으로 보인다ㄱ<<





10.


쿠라료 뽀뽀하는거 테츠가 보면 ....하다가 뭐 생각났다는듯이 뛰어가서 쥰 얼굴 붙잡고 뽀뽀해댈거같고 테츠쥰 뽀뽀하는거 쿠라모치가 보면 10년 늙은 얼굴로 료상한테 얘기할거같다 그럼 료상은 걔네한테 질 수 없잖아?^^ 하면서 먼저...((







1. 


캐해석 관계해석 하는거 진짜좋아하는데 테츠는 한번도 해석해본적이 없다. 왜냐하면 테츠는 해석을 할만한 캐릭터 스토리가 크게 두드러지지가 않음. 테츠는 그 어떤 다이에이 등장인물보다 결핍이 없는, 빛의 형상화 캐릭터임.

에이준 / 후루야 / 미유키는 각각 재능과 노력의 대립, 외로움, 이상향의 좌절 목격이라는 결핍성을 가짐. 메이에게는 코시엔에서 날렸던 폭투라는 아킬레스건이 있고, 쿠라모치는 야구를 포기했던 과거, 료스케는 체격에서 오는 불리함과 부상...

준이야 말할것도없이 결핍의 형상화 수준의 캐릭터고 ㅇㅇ 근데 테츠는 아님. 고1때의 능력 부족은 결핍이라고 볼 수가 없는게 그걸로 테츠가 잃은 게 없음. 심지어 그 유일한(이라고 하기엔 어폐가 있지만) 약점을 극복하는 방법 자체가

비현실적일 만큼 분명하고 꼿꼿함. 사실상 멘탈깡패... 물론 주장이 되고 나서 겪은 괴로움이 있겠지만 그게 도대체 작중에서 드러나질 않아요 심지어 테츠의 캐릭터 특성상 그 괴로움조차 개인이 아닌 팀 차원일 가능성이 큼

그래서 사실 테츠미유 대화씬에서 테츠가 "팀 내에서 결코 처신을 잘했다고 볼 수도 없고, 몇 번이나 고사하러 갔을 정도니까" 라고 말했을때 픽스님이 광분했던게 다이에이 전체를 통틀어 테츠가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게 이 대사가 처음이자 마지막임

물론 저같은 하드 텣쥰러 눈에는 저 말이 사내연애로 연결이 됩니다만 오피셜이 아닌건 집어치우고, 개인적으로 테츠는 세이도의 주장이 아닌 유우키 테츠야로서의 삶이 매우 안 드러난 캐릭터라고 생각함. 이 애의 영혼이 무엇을 통해 성장했는지

이 애의 영혼을 구성하고 있는 코어는 무엇인지 해석하기가 매우 힘듦. 테츠가 가진 코어는 사실상 세이도의 코어였으니까. 작가님이 테츠 외전을 안 내주시는 건 이 애가 자기 자신을 작가님에게조차 안 보여주는 캐릭터라는 의미

그 '처신'이 무엇인지 좀 알고 싶지만 졸업해버렷조...ㅠㅠㅠ 테츠 캐릭터가 해석이 힘든 캐릭터임을 해석해버려따...(





2.


2B가 좋은게... 미유키는 뭐랄까 테츠만큼 멘탈이 넘사급으로 튼튼한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 힘든티 내는 애도 아니고 누구랑 같이 고민을 나누는 타입도 아님. 조노가 너혼자 힘들게해서 미안하다고 같이 얘기하자고 말했다 해도

그 뒤로 미유키가 애들한테 자기가 짊어진 책임을 함께해달라는 기색을 보였을거란 생각은 1도안드는것... 오히려 부주장들이 할 고민까지 자기가 다 짊어지고 있을것같다. 스스로가 주장감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주장이 할 일은

내가 해야된다는 그런 생각을 하고있달까. 근데 쿠라모치는 미유키한테 좀 다른 존재일 것 같음. 부상 알아차려주고 난 뒤에 그런 생각이 더 깊어졌을 것 같다. 조노하고는 성격이 안 맞아서 말을 못하고, 나베한테는 심하게 걱정할까봐 말을 못하고,

테츠나 크리스한테는 좀 죄송스러워서 말을 못하고, 후루야나 에이준은 지가 들어줬으면 들어줬지...(( 근데 쿠라모치만큼은 미유키가 의지하고 있을거같음. 직접적으로 이런 게 힘들다라는 표현은 쿠라모치한테라 해도 안할것같지만

그냥 실없는 말 몇마디, 어휴 병신 세수는 했냐? 이런 대화에서 느껴지는 그들만의 유대감과 정서 전달법이 있달까? 또 쿠라모치는 미유키한테 문제가 생기면 누구보다 빠르게 포착할수있을것같음





3.


고시엔 끝나고 나서 테츠가 쥰한테 이제까지의 꿈을 잃어버렸다고 나지막하게 말하는 거 보고싶다... 테츠가 그런 얘길 먼저 하는걸 들은적이 없으니 쥰은 놀라서 쳐다보는데 그때 이제부터 니가 내 꿈이야. 라고 말했으면...(두근





4.


사실 졸업 그 자체보다는 영영 마지막 여름을 코시엔 못 나간 채로 묶어두고 떠난다는 게 더 가슴아픈 것이다 코시엔 나가서 한 경기라도 하고 졸업하는거면 이렇게까지 서글프진 않을텐데....

근데 스토리 연구 전공생(...) 입장에서 말하자면 에이준 세대가 주인공인 시점에서 테츠세대가 코시엔에 못 나가는 건 반드시 필요한 사건이었을 뿐만 아니라 코시엔에 나가버렸을 경우 가을대회의 주제가 상당히 퇴색됨...

여름대회에서 이겼거나, 가을대회에서 이기지 못했거나 둘 중 하나만 벌어져도 이야기 끌고가기가 상당히 어려워질 뿐더러 뭣보다 에이준의 주인공으로서의 스토리 자체가 흐려져버림... 테츠세대의 희생은 작품을 위해 필요했음

하지만 한켠으로 생각하면 여름대회에서 이기고 가을대회에서 졌을 경우, 즉 두 사건이 다 벌어졌을 경우에는 또 작품의식을 흐리지 않으면서도 훌륭한 전개를 이끌 수 있는 돌파구가 열리긴 하는데, 문제는 그 데드볼의 존재가 꼭 필요했다는 것...

최종보스 포지션인 메이의 캐릭터 역시 첫 번째 여름에서 그 진가를 보여줘야만 하는 존재였고, 무엇보다 여름대회에서 이긴 세이도가 가을대회에서 질 경우 3학년의 졸업이라는 게 독자들에게는 상상 이상의 타격으로 다가와 대거 탈덕 가능성이 있음

작가 입장에서는 어차피 떠나야 할 3학년에게 큰 존재감을 실어주지 않는 편이 편하고, (그래도 테츠는 도저히 놓기 힘드셨는지 마사시를 중3때부터 체격 완성된 테츠로 데려오시긴 했지만) 미유키 세대의 포지션이 자칫하면 이도저도 아니게 되버려서

미유키 세대가 3학년이 될 때의 코슈 세대에게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때문에... 시ㅣ발 어떻게 됐든 테츠세대는 다 내놓고 떠나야 하는 세대야 얘네는 진짜 ㅇㅓ떻게 구제해볼 방법이 없네

어떤 쪽으로 생각해봐도 희생하는 수밖에 없어... 막상 그때 처음 지는 꼴 봤을땐 테센이 왜 이런 결말을 냈을까 너무 답답했는데 찬찬히 생각해보면 진짜 거기서 안 졌으면 아무것도 없었을거같애... 하 ㅆㅣ발울고싶다

그럴 바에야 그냥 그런 세대구나 하고 가슴아프게 여기고 보내주면 그만인 것을 나는 왜 하필 그중에서도 제일 그 희생에 고통스러워하는 애한테 정을 줘가지고 이모양이야 ㅆ발... 픽스님 멘탈 붕괴될것같으니 다시 퇴윗해야겠다






5.


오 갑자기 장기두다가 쥰상이 뭐해? 니차례야 하니까 고민하더니 장기판 위에 반지 올려놓는 테츠상 보고싶은것이다 결혼하자고 하는데 쥰상은 내가 인생 한 번 있을 프로포즈를 장기판 앞에서 받아야겠냐 하면서 테츠상 개깠으면 좋겠다...(






6.


세이도에서 천하제일여장대회 같은 거 했으면 좋겠다... 왠지 압도적인 지지로 료상이 1등먹을것같쟝 하룻치는 의외로 3등이거나 순위권 밖에서 4~5위 할것같고 2위는 후루야 아니면 토죠? 3위는 크리스 아니면 탄밬ㅋㅋㅋㅋㅋㅋ

쥰상은 뭔가 시각테러할것같은데 다들 테츠상 눈치보느라 시각테러라 말도 못하고 있을듯ㅋㅋㅋㅋ 텣상은 당당하게 머리띠까지 갖춘 메이드복 입고 나와서 인기상 탈 것 같음ㅋㅋㅋㅋㅋㅋㅋ심사보던 카타칸은 테츠상 나오니까 멘트 못찾으셨으면<

반면 미유키랑 쿠라모치는 나오는 즉시 토마토 맞을 것ㅋㅋㅋㅋㅋㅋㅋ같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둘다 왜!! 왜!!! 내가 왜!!! 이러고 있음 좋겠닼ㅋㅋㅋ 그럼 나베가 ㅎㅎ...하는 표정으로 거울보여줄듯






7.


Q. 팀에서 제일 남자답다! 는 사람은? 미유키: 당연히 테츠상이죠 쿠라모치: (끄덕끄덕) 하룻치: 테츠선배가... 카네마루: 테츠상. 시라스: 테츠선배라고 생각합니다. 에이준: 크리스 선배!!!!!





8.


난 뭔가 후루야가 최애인데도 2차창작에는 생각보다 크게 관심(?)이 없다. 아 물론 '생각보다'입니다 훌솨 훌뮤 존나좋아슈ㅣ발... 근데 최애가 후루야인거치고는 쵱컾으로 텣쥰을 숨쉬듯이 빨아서 그런것ㅋㅋㅋㅋ 후루야는 원작 설정이 너무 좋다

팀의 스토리텔링인 다이에이에 개인의 외로움이 드러나는 캐릭터는 생각보다 되게 드문데, 주인공인 에이준을 제외하고 개인에게 디테일한 포커스가 들어가는 캐릭터는 후루야, 크리스, 이사시키 정도. 미유키나 쿠라모치는 개인의 스토리도 물론 있지만

팀스토리에 개인을 첨가하는 타입인 것 같고 (테츠나 료스케도 같은 타입인 듯), 이사시키는 예전에 말했다시피 개인의 희생이 팀보다 부각된 유일한 캐릭터, 크리스는 개인과 팀의 스토리가 1대 1로 맞물려 있지만 개인으로 수렴하는 캐릭터인 것 같고

근데 후루야는 되게 특이한 포지션인 게 팀과 개인 사이에 있는 제재가 '실력차' 가 아닌 '인간관계' 라는 거. 내가 이 팀의 일원이 되어도 될까? 섞여도 될까? 를 고민하는 캐릭터라는게 찌통을 자극하는 부분ㅠㅠ 에쥬니와 후루야가 각을 세우는 건

실력과 투구타입의 문제도 있지만, 사람의 문제도 분명히 큰 것 같달까. 후루야가 에쥬니를 앞서고 싶어하는 건 어쩌면 내가 힘이 모자라게 됐을 때 모두가 나에게 등 돌리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함. 다른 말로 에쥬니가 있어서

역설적으로 내가 팀 안에 들어갈 수 있는 동기가 된다는 그런 마음에서 "이 학교에 와서 다행이야." 라는 말을 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ㅠ 후루야한테 개인의 외로움 소스를 준건 정말 탁월하다고밖에 할수없는 캐설정임ㅠㅠㅠㅠㅠ






9.


아 근데 이번화 왜이렇게 마사테츠 끌리지.....(ㅈㄴ 왠지 마사시는 브라콤 있을거같음 형을 능가하는 타자의 존재라는 말 자체가 내가 보기엔 형만한 사람 없다라는 뜻이잖앜ㅋㅋㅋ 그리고 그게 자기 자신이라는 뉘앙스는...훟...<

이렇게 대단하고 강한 형을 내가 깐다는 그...마인드....좋....ㄷ.....(( 근데 친형제임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테츠랑 마사시가 작중에서 만날 일은 1도 없을거같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


아즈마선배 질투하는 테츠상 보고싶다 막 쥰상이 아즈마선배 따라다니면서 선배 배팅봐주세요 선배 캐치볼해주세요 선배선배선배 쫑알쫑알거리는데 옆 자리에서 연습하던 테츠상이 배트 휘두르다가 잘못 맞아서 공이 배팅기계 고장냈으면 좋게ㅆ다

아즈마선배가 퍽 소리에 깜짝놀라서 야 유우킴마 왜그냐 깜짝놀랐잖아 하면 테츠상 고개도 안돌리고 죄송합니다. 잘못 맞았습니다. 하고 다시 연습할것같닼ㅋㅋ 아즈마선배가 쥰상한테 쟤 왜저러냐? 하면 쥰상이 모르겠는데요 라고 해서

더 빡친 테츠상이 배트으로 뻐어어어억 소리 내더니 홈런각 날렸으면됴켛닼ㅋㅋㅋㅋㅋㅋㅋ 옆에서 아즈마선배랑 쥰상이랑 ⊙▲⊙... 하는 표정으로 보다가 쟤 진짜 뭔일있냐... 글..쎄말입니ㄷㅏ... 했으면ㅋㅋㅋㅋ

그리고 밤에 뭐? 몰라? 모르겠어? 라고 묻는 테츠상 때문에 쥰상으ㄴ.... 여기까지(





- 지난 이야기 [패션쇼의 시작의 단], [5학년의 전원집합의 단], [패션쇼 예산회의의 단], [1학년 하반의 회의의 단] 에서 이어짐

 

 

 

- 케마이사

- 몬센

- 쵸코헤쵸

- (약간) 단쇼

 

 

 

 

 

 

 

 

 

 

[6학년 올캐러 중심]

패션쇼의 개최의 단

 

by. 카루린다카렌

 

 

 

 

 

 

 

 

패션쇼 개최 준비로 시끄러웠던 (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실수로 키하치로가 옷을 찢은 걸 본 타키야샤마루가 드물게 분노 게이지 100% 상태가 됐다거나, 염색을 한답시고 쌍닌이 하치자에몽의 머리에 덤벼들었다가 타카마루한테 빗으로 앙갚음 당했다거나, 사몬이 옷을 잃어버려서 사쿠베가 친히 구덩이에 파묻었다거나, 키리마루가 여염집에서 공짜로 얻은 천들을 학원생들한테 팔았다거나...) 한 주가 지나가고 드디어 개최 당일날이 되었다. 새벽닭이 여명을 알리고 잠에 취한 헤무헤무의 잠에 취한 것 같은 종소리가 울리자 학원은 달걀에서 병아리가 깨어나듯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웬일로 일찍 일어난 코마츠다는 요시노 선생님과 함께 학원 대문에 『 패션쇼 대회 』플래카드를 건 후 레드카펫을 깔았다. 양치하러 가다가 그 광경을 목격한 야마다 선생님과 도이 선생님이 "오늘 외부인도 출입해요?!" 하고 묻자 코마츠다는 "원장 선생님이 그러라고 하셔서..." 라고 대답했다. 도이 선생님은 이곳이 닌자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외부인이 몇이나 될까 궁금해졌다. 

 

 

 

 

 

 

 

 

 「 아. 아. 원장실에서 알립니다. 오시(오전 11시~ 오후 1시)가 되면 학원생 전원은 뜰로 집결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

 

 

 

 

 

일어나서 이불을 개고 씻고 옷을 갈아입고 아침밥을 먹고 양치질을 하고 오늘 하루를 준비하던 닌술학원 전체에 원장선생님의 방송이 들려왔다. (닌타마 란타로에서 무로마치 시대에 다중방송 가능한 확성기가 어떻게 존재했나요? 라는 질문을 하면 지는거다.) 수돗가에서 양치질을 하던 토메사부로는 입을 헹군 물을 시원하게 바닥에 흩뿌렸다. 물방울이 튀어 몬지로가 정색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드디어 일주일 간 준비했던 패션쇼를 선보일 날이 왔다! 이사쿠는 자기보다도 먼저 일어나 밥을 먹으러 나갔었으니 지금쯤이면 방 안에서 패션쇼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었다. 토메사부로는 한달음에 기숙사로 달려가 방문을 열었다.

 

 

 

 

 

 

 

 

"이사쿠!"

 

"응?"

 

 

 

 

 

 

 

 

 

 

 

 

 

 

꿀꺽.

 

토메사부로는 기모노를 입고 머리를 풀어내린 채 화경으로 얼굴을 비춰 보는 이사쿠를 바라보며 침을 삼켰다. 입술색을 찍어 바르고 있던 모양인지, 이사쿠는 어린 소년처럼 미소를 띠고 화경을 가리키며 쿠노이치들에게 빌린 것이라 했다. 여장할 거라고 그러니까 비웃는 건지 한참을 깔깔대더니 그럼 연분지도 필요할 거라면서 몇 첩 가져가라 하더라고. 이사쿠가 쑥쓰럽게 머리를 긁적이자 토메사부로는 약간 가슴이 들뜨는 기분이 들었다.

 

 

 

 

"이사쿠."

 

"왜?"

 

"엄....왜 평소 여장할 땐 그렇게 화장 안 해?"

 

"응? 나, 지금 평소처럼 화장 하고 있지 않아?"

 

"전혀....아닌데?!"

 

"그래?? 왜 그러지...?? 분명히 평소랑 똑같은데...?? 흐응, 토메사부로, 나 이상해서 그래?"

 

 

 

 

아, 아냐!!! 훨씬 좋아!!!! 하나도 안 이상해!!!! 훨씬, 훨씬 훨씬 예뻐!!!! 그니까, 평소에 니가 안 예쁘다는 건 아니지만, 안 이상해, 전혀, 절대로!!!! 토메사부로는 열심히 손을 내저었다. 이사쿠는 그렇다면 다행이야, 하고는 다시 입술을 바르기 시작했다. 저런 화장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대체 이제까지 본 그 괴랄한(..) 쿠노이치 변장에 여장들은 다 뭐였는지 급 궁금해졌다. 이사쿠의 저 모습을 닌술학원 모두가 보게 될 거라고 생각하니 괜히 열이 받는 토메사부로였다.

 

 

 

 

드륵ㅡ

 

 

"이사쿠, 토메사부로ㅡ"

 

"뭐야!"

 

 

때문에 문이 예고없이 열리자 급히 토메사부로가 뒤돌아서 쿠나이를 겨눈 것은 과장된 반응이 아니었을 것이다. 상대는 ㅡㅡ' 하는 표정으로 쿠나이를 들어올린 토메사부로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역시 여장을 마친 센조였다.

 

 

 

 

 

"호오, 지금 나랑 싸우자는 거냐? 몬지로랑 싸우는 걸로도 모자라서 같은 방인 나까지 때려 눕히시겠다?"

 

"....ㄱ....그런거 아냐!!! 잠깐 긴장해서 그랬어."

 

"대단한 긴장 납셨네. 쿠나이나 내려, 선단 공포증 생기겠다. 준비 끝났으면 빨리 예행연습 해 보게 나와. 오시까지 아직 이 각(1시간) 정도 남았어. 분장한 거 지울 시간도 필요하니까 최대한 빨리 해야돼."

 

"알았어, 근데 아직 안 끝났어. 나도 옷 갈아입어야 돼. 미안, 좀만 기다려봐."

 

 

 

 

 

토메사부로는 한번 이사쿠를 쳐다보다가 재빨리 대답하고는 센조의 면전에서 문을 닫았다. 센조는 다소 어이 없는 얼굴로 보이지 않는 곳에 서 있던 몬지로를 돌아보았다. 상투를 틀어올리고 건장한 노동자(...)로 변장한 몬지로는 뭐가 불만인지 그늘에 숨어 있었다.

 

 

 

 

 

 

"쟤 왜 저러냐?"

 

"하여간 용구위원장, 행동 굼뜬 걸로는 이 학원 최고지."

 

"ㅡㅡ 그러는 몬지로 너는? 누가 여장할지 결정하는 걸로만 이틀 넘게 걸렸구만..."

 

"야, 센조, 솔직히 당연히 니가 여장하는거 아니었냐? 이 닌술학원 사람들한테 다 물어봐라, 니가 한다고 하나 내가 한다고 하나! 누가 봐도 니가 여장한게 훨씬 자연스럽고 예, 예쁘고ㅡ"

 

 

 

 

 

순간 몬지로는 말을 더듬으며 눈을 돌렸다. 그런 몬지로를 투시하듯 쳐다보던 센조는 아하하 웃음을 터트렸다. 너,뭐가 웃기냐! 귀가 빨개진 몬지로가 쏘아붙이자 센조는 더 크게 웃었다. 이거 정말 솔직해서 못 쓰겠네. 내가 예쁘디? 센조는 몬지로의 볼살을 잡아 늘리며 킥킥댔고 몬지로는 그런 센조의 눈을 피한 채로 그러지 마, 하고 손을 저었다. 뭐ㅡ, 반응이 이 정도로 귀엽다면 자존심 좀 죽이고 여장을 해준 데 만족스럽다고 말할 수도 있을 법했다.

 

 

 

 

"몬지로. 잠깐 고개 좀 돌려봐."

 

"싫어."

 

"아, 몬지로오. 내가 부탁하잖아."

 

"...왜ㅡ"

 

"오! 몬지로! 센조! 거기서 뭐 하냐!"

 

 

 

 

센조의 입술이 몬지로에게 가 닿으려는 순간 코헤이타의 호쾌한 목소리가 귀를 때렸다. 센조는 빡친 얼굴로, 몬지로는 (은근하게 빡친) 미묘한 얼굴로 동시에 코헤이타를 돌아보았다. 정말 유쾌한 아낙네(..)로 분장한 코헤이타가 씩 웃으며 브이를 그려 보이고 있었다. 그 오른쪽 뒤에서 푸른색의 세련된 사무라이 옷을 입은 쵸지가 나타났다. 쵸지는 자기보다 중지손가락 두 개만큼 작은 코헤이타를 흘긋 내려다보고는 무표정으로 왼팔을 들어 어깨를 감싸 안았다. 코헤이타 역시 유쾌한 표정으로 오른팔을 돌려 쵸지의 허리를 껴안았다. 심히 자연스러운 스킨십에 6학년 이반 페어는 다소 충격받은 듯했다.

 

 

 

 

 

".........모소모소모소........."

 

"...엉? 쵸지 뭐라고?"

 

"아!! 쵸지가 말하길 부부라면 더 다정한 스킨십을 해야 하는 거라고, 사소한 건 신경쓰지 말라고 하는군!!!!"

 

"뒤 얘긴 내가 한 말이 아냐..."

 

 

 

 

 

 

그때 하반 기숙사의 문이 열리며 다소곳한 기모노를 차려입은 이사쿠와 단조네 가게의 세이하치처럼 운송업자로 변장한 토메사부로가 나왔다. 6학년 전원은 새삼스레 자신들의 내추럴한 변장 실력에 감탄하며 빠르게 예행연습을 마무리했다.

 

 

 

 

 

 

 

 

* * * * *

 

 

 

 

 

"오늘의 패션쇼는 학년별 경기로 진행된다!!! 우승한 학년에게는 5일의 휴식과 새 옷을 지급하도록 하겠다!!!!"

 

 

 

원장 선생님의 의외로 짧은(?) 개회사와 함께 쿠노타마 측에서 해설 마이크를 잡았다. (사실은 쿠노타마도 참가하게 해 달라는 간절한 요청이 있었지만, 그럼 너무 당연히 쿠노타마의 압승이라는 시나 선생님의 뭔가 납득가는 주장으로 무산되었다.)

 

 

시작은 1학년부터였다. 하반의 거지 패션(...)과 이반의 도련님 패션, 그리고 로반의 시종(...)패션은 의외로 꽤나 볼만했다. 물론 눈물을 머금고 신나 있는 거지들을(...)이끄는 쇼자에몽을 보며 도이 선생님이 하필 거지를 선택했냐고 꺼이꺼이 눈물을 흘린 해프닝도 있었다. (내 새끼들이 거지라니!!! 거지라니!!!!) 유일하게 이스케가 쇼자에몽과 함께 쪽팔려해 주었고(...) 단조는 하반과 쇼자에몽을 웃음거리로 만들지 않겠다는 일념 하에 눈을 번득이며 덴시치와 사키치를 째려보고 있었다. (그 둘은 사실 아무 생각 없이 패션쇼를 즐기고 있었는데 말이다) 키리마루는 그 중 제일 신이 나서 으헤헿헿헿헿 하고 웃으며 동전을 받아들었다. (물론 가짜였다.) 

 

 

1학년의 패션쇼가 끝나고 나서 (킨고와 키산타는 온몸에 민달팽이를 붙이고 나와 추가점을 얻었다그리고 차례로 2,3,4,5학년의 패션이 공개되었다.

 

 

2학년은 아예 훈도시만 두른 채 수영 선수로 분장했다. 사부로지의 강한 의견주장과 이러면 돈을 아낄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었으나 사콘은 상당히 창피한 모양인지 나뭇잎으로 조금이라도 몸을 가리려고 애썼다. (그걸 본 사부로지는 지금 뭐 하는 짓이냐며 당당하게 앞에 나오라고 사콘을 잡아 끌었다.) 아무 생각이 없어 보이는 시로베는 눈으로 사부로지를 쫓으며 행동을 따라했고, 큐사쿠는 은근히 재미있어하는 표정이었다. 그 모습을 본 노무라 선생님은 속으로 패션쇼에 아무것도 입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니!!! 사스가 내 제자들!!! 하며 좋아했다.

 

 

3학년은 전부 똑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大田' 이라는 글자가 쓰인 흰색 상의와 3학년 색깔인 연둣빛의 바지였다. 여섯 명이 강단에 나와 일렬 횡대로 차렷을 섰고 (사몬은 옆을 보고 서서 토나이가 잡아주어야 했다) 사쿠베가 대표로 마이크를 잡고 옷에 대해 설명했는데, 고아 설정이라고 하며 '大田(다이다)' 라는 고아원의 아이들이라고 했다. 선생님을 잃어버린 아이들인 척 하면서 울망울망한 눈으로 길을 물어보면 그 누구도 닌타마라는 예상을 하지 못할 거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사쿠베의 허리에는 사몬과 산노스케를 잡아두는 끈이 묶여 있었다. 화려함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냐는 쿠노타마 토모미의 질문에는 마고헤이가 "심플함의 집합이야말로 화려함의 정석이죠!" 라고 대답함으로써 박수를 받았다. (임기응변에 가까웠지만 뭐 나름 괜찮은 대답이었다.)

 

 

4학년은 (예상했던 대로) 3학년과 정 반대였다. 말 그대로 무슨 연예인이라도ㅡ 떠올린 건지ㅡ 머리 모양들은ㅡ 또 왜 그 모양인지ㅡ 요란한 빨간색 상의에 보라색과 흰색이 어울린 하카마, 노리끼리한 겉옷을 두르고 꽃을 조각한 나막신까지 신은 타키야샤마루와 상의와 하카마를 반대로 코디한 키하치로가 (상상 속의) 레드카펫을 걸으며 관객들에게 껍질 벗긴 사탕을 던져 주었다. (키하치로는 약간 관심 없는 표정이었다) 둘의 머리모양은 기상천외한 2000년대 동1방신1기의 사자머리였는데, 앞머리 컬은 살아 있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던져주었다. 뒤이어 나타난 미키에몬과 슈이치로는 위풍당당하고 볼륨감 개쩌는 옷을 입고 있었다. 보형물을 넣어 있는 힘껏 날개처럼 펼친 소매와 바짓단은 약간 바보 같아 보이기도 했다. (본인들은 본인들이 지금 어떤 모습인지 잘 모르는 듯했다) 무엇보다 미키에몬의 헤어스타일은 상당히 경이로웠는데, 그것은 레게 머리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의 뒤에서 평소 복장을 입은 타카마루가 쑥스럽다는 듯이 하하하 웃으며 나타났다. ("저는 미용사에요! 제 작품들이죠! 전 저 자신이 패션쇼의 예술품이라 생각해요!" 패션쇼를 구경온 타카마루의 아버지는 흐뭇하게 웃었다.)이런 복장을 입은 목적이 무엇입니까? 라고 토모미가 묻자 미키에몬은 아주 자신만만하게 "멋지니까!" 라고 답했다. 다른 4학년들은 (스스로의 멋에 심취해서) 그 답을 고칠 생각이 없어 보였다.

 

 

다음은 5학년이었다. 4학년의 임팩트 때문에 그닥 눈에 띄지 않을 듯 하다 ㅡ 는 장내의 분위기는 선두로 헤이스케가 등장하자마자 바뀌었다. 단정한 흰색 도복을 입은 헤이스케의 손에는 바이올린이 들려 있었다. 역시 흰색 도복을 입은 다른 5학년들의 손에도 악기가 들려 있었는데, 사부로는 클라리넷, 라이조는 플루트, 하치자에몽은 색소폰, 칸에몽은 비올라였다. 유랑극단 컨셉을 생각했으며 악기 연주를 공부했다는 말에 모두가 감탄의 휘파람을 불었다. ("그래서 그렇게 5학년 기숙사가 시끄러웠구나!" 하며 이스케가 중얼거렸다.) 착실하게 반별로 이반은 현악기, 로반은 관악기였다. 악기를 어떻게 구매했냐는 질문에 헤이스케는 잠시 움찔하며 (사실 이 패션쇼가 끝나면 5학년들은 전부 일주일 내내 알바를 뛰어야 했다.) 구경하러 온 악기 대여점 아저씨를 소개해 주었다. (무로마치 시대에 어떻게 그런 서양 악기들이 있냐고 묻는 것은 앞서 말한 확성기에 대해 묻는 것만큼이나 쓸데없는 일이다.)

 

 

 

 

 

 

 

그렇게 무난한 패션쇼가 끝자락에 다다르고 있었다. 5학년 등장까지만 보고 분장하기 위해 대기실에 들어와 있던 토메사부로는 이제 드디어 6학년 순서라는 말에 잠시 참고 있던 호흡을 뱉었다. 이사쿠와 센조, 코헤이타는 이미 분장을 하러 가고 없었다.

 

 

 

 

 

 

"어이, 몬지로."

 

"왜."

 

"5일 휴가 받으면 뭐 할거냐?"

 

"단련한다."

 

"멍청한 놈. 니가 그러니까 안 되는 거야."

 

"지금 단련을 무시하는 거냐?!"

 

"가끔은 머리 식힐 줄도 알아야 한다고. 시간 나면 센조랑 얘기나 해 봐라."

 

".....토메사부로 너 무대 나가기 전에 나한테 죽고 싶냐?"

 

"........모소모소모소......"

 

"뭐라구 쵸지?"

 

".......밖이 이상해."

 

 

 

 

 

 

쵸지의 말에 두 사람은 미간을 찌푸리고 입을 다물었다. 어딘가 다급한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수군거리는 소리와 외치는 소리도 들렸다. 뭔가 잘못된 것이 확실했다. 토메사부로와 몬지로는 서로 바라보고 고개를 한번 끄덕인 후 대기실 천막문을 열었다.

 

 

 

 

"....리키치 형?"

 

 

 

 

전열이 흐트러지고 요란해진 대회장 한가운데 다급한 표정의 리키치와 그 팔을 잡고 있는 도이 선생님이 보였다. 리키치는 다급하게 뭔가를 말하고 있었다. 토메사부로, 몬지로, 쵸지는 소리가 들릴 때까지 술렁거리는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

 

 

 

 

 

 

 

 

 

리키치가 하는 말을 들은 세 사람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러니까, 시간 화약이 묻혔다구! 이 주위에!"

 

 

 

 

 

 

 

 

 

 

 

 

-

 



- 지난 이야기 [패션쇼의 시작의 단], [5학년의 전원집합의 단], [패션쇼 예산회의의 단] 에서 이어집니다

 

 

 - 단쇼

 - (아주 조금) 킨헤이

 

 

 

 

 

 

[1학년 하반 올캐러]

1학년 하반의 회의의 단

 

by. 카루린다카렌

 

 

 

 

 

 

 

 

몬지로의 (따지고 보면 센조의) 판결에 신이 난 것은 1학년들이었다. 그 자리에서 몬지로가 예산회의를 파하고 회계위원(과 눌러붙어 앉아 있던 다른 사람들)을 모두 밖으로 내보내자 1학년을 제외한 모든 학년들은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자신들의 기숙사로 돌아갔다. 반면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단조와 사키치, 쇼자에몽과 히코시로는 안녕히 계십시오!!!! 라는 인사까지 힘차게 하며 머리를 싸매고 누운 몬지로를 두고 방을 나왔다. 문을 닫자마자 네 사람은 승리의 함성을 지르며 하이파이브를 했다.

 

 

 

 

 

"이얏호오!!! 1학년 예산이 엄청 늘어났다!!!"

 

"타치바나 선배 만세!!!!"

 

"역시 최고참 선배님은 뭔가 다르다니까!!!!"

 

"헌데 쇼자에몽, 하반은 패션쇼 때 뭐 할 거야?"

 

 

 

 

 

 

 

히코시로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화기애애하던 네 사람 사이에 전연 긴장된 기운이 흘렀다. 본디 라이벌인지라 사이가 좋지 않은 1학년 이반과 하반이었다. 아무리 학년별로 성적을 매긴다 하더라도 학급 인원 수부터가 많은 만큼, 1학년들은  다른 학년에 비해 반별로 진행될 것이 뻔했다. 단조는 벌써 사키치를 향해 찌릿찌릿한 눈빛을 발사하며 쇼자에몽을 끌고 달려갈 듯 쇼자에몽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뒷걸음질치고 있었다. 쇼자에몽은 어깨에서 단조의 손을 잡아 내리면서 어색하게 하하하 웃었다.

 

 

 

"그....글쎄? 이반은 뭐 생각해본 거 있어?"

 

"어? 어....어어!! 어....글쎄....우리도 곧...얘기해 봐야지!!!"

 

"그...그래! 학년별 경기니까, 좋은 의견 내서 잘 의논해....봐야지!"

 

"으...응! 로반하고도 얘기해 봐야 되고...! 하하하, 가서 애들이랑 얘기하고.... 학급위원장들끼리 만..만나볼까?"

 

"그...그러자! 그럼 어서 가서....얘기하자!"

 

 

 

 

 

 

쇼자에몽과 히코시로가 이야기를 끝내기 무섭게 단조와 사키치는 서로에게 찌릿찌릿한 눈빛을 한번 쏘아주고는 각각 자신들의 학급위원장을 끌고 기숙사로 향하기 시작했다. 멀어지는 히코시로와 사키치를 뒤돌아보며 쇼자에몽은 한숨을 쉬었다. 자신의 손을 잡고 전투말마냥 직진하고 있는 단조를 보니 우습기도 했다.

 

 

 

 

"단.."

 

"쇼자에몽!"

 

"어..왜??^^;"

 

"우리가 뭐 하기로 했는지 히코시로한테 말해주지 마!"

 

"어...엉? 왜? 이건 학년 대회잖아? 아무리 반 팀이라도 같이 의논해야ㅡ"

 

"이반 애들, 틀림없이 우리 하반이 뭘 정하든 간에 비웃을 거라구. 쇼짱이 대표로 가서 무시당하는 건 싫어! 쇼짱이 무시당하는 건 하반이 무시당하는 거나 마찬가지란 말이야."

 

"그치만..."

 

 

 

 

단호한 단조의 말에 쇼자에몽은 뭐라 대꾸를 하려다가 픽 웃으며 그만두고 말았다. 히코시로가 자신을 비웃을 것이란 생각은 딱히 들지 않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단조가 이해되기도 했고 나름 뭉클하기도 했다. 쇼자에몽은 하반의 아이디어가 절대 무시당하지 않게 열심히 회의를 해 보겠노라 마음먹었다. 그런 생각에 젖은 탓이었는지 쇼자에몽은 단조의 귀끝이 빨갛게 물들어 있는 것은 보지 못했다.

 

 

 

 

 

 

 

* * * * *

 

 

 

"수련중인 스님이나 도인이 좋아! 아무도 안 건드릴 거 아냐?"

 

"오히려 무사 쪽이 덜 건드리겠지! 그렇게 대놓고 검을 차고 있을 거란 생각은 못 할거 같잖아?"

 

"아 참 산지로, 킨고, 이건 패션쇼라구. 민달팽이들을 어깨에 하나씩 올려놓으면 좋은 패션이 될 텐데."

 

"키산타, 그런 건 패션이 아냐. 차라리 다같이 운송업자 코스프레를 하면 어때? 하카마만 안 입으면 돼!"

 

"아니지 아니지. 그럴 바에야 주먹밥 장수나 엿장수로 변장하면 감쪽 같고 예쁠 것 같은데~"

 

"키리마루 넌 패션쇼를 하고 싶은 거야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은 거야!"

 

 

 

 

 

....라고 생각했던 쇼자에몽이었지만, 회의를 시작하자마자 그 작은(?) 소망마저도 산산히 부서지는 것 같은 느낌에 고개를 푹 숙일 수밖에 없었다. 누구 하나 우리들이 열 살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구나. 그리고 이건 패션쇼라구!!! 눈에 안 띄는 것도 중요하지만 눈에 띄는 것도 중요하단 말이야!!!! 쇼자에몽은 그나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는 헤이다유와 란타로에게 희망을 걸어보기로 했다.

 

 

 

 

 

 

"그, 글쎄, 아직 생각을 많이 못해봤어ㅡ^^;;"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쇼자에몽의 이마에 몬지로마냥 핏줄이 솟았다.

 

 

 

 

"헤ㅡ이ㅡ다ㅡ유ㅡ!!!!!! 졸지 마!!!!!!"

 

"으어?"

 

 

 

눈을 뜨고 졸고 있던 헤이다유는 쇼자에몽의 목소리에 놀라 퍼뜩 깨어나더니 옆으로 쓰러졌다. 곁에 앉아 있던 킨고가 헤이다유를 받쳐 주었다. 킨고에게 기댄 헤이다유가 혀를 빼문 채 헤, 하고 방긋 웃자 쇼자에몽은 마른 세수를 했다. 그나마 가장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던 이스케가 쇼자에몽의 등을 탁탁 두드려 주었다. 미간을 찌푸린 채 그 꼴을 지켜보고 있던 단조가 입을 열었다.

 

 

 

 


"근데 생각해보니 이건 패션쇼잖아. 패션쇼면 눈에 띄는 복장을 해야 되는 거 아냐?"

 

"이사쿠 선배한테 들었는데, 눈에 띄면서 눈에 안 띄는 복장이어야 한댔어."

 

"어떻게 눈에 띄면서 눈에 안 띌 수가 있지?"

 

"눈에 띄면서 눈에 안 띄는 거라면 오바케나 모노노케 같은데?"

 

 

 

 

생각 없이 던진 듯한 란타로의 말에 쇼자에몽을 포함한 하반 모두가 그쪽을 향했다. 란타로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시선에 당황하며 서둘러 손을 내저었다.

 

 

 

"노, 농담이야, 농담! 담력테스트도 아니고 패션쇼에서 귀신 분장을 하면 좀 그렇지 않겠어? 하하하핳하!"

 

"아냐. 좋은 생각이야."

 

 

쇼자에몽은 단호히 손을 들었다.

 

 

 

 

 

 

"자고로 귀신이란 것은 존재한다고 믿어지지만 결코 그 정체를 드러낸 적은 없는 존재들이지. 그러면서도 어느 순간에는 눈에 보이기도 해. 만약 적군이 귀신을 본 적이 없다면 귀신 분장을 한 우리를 보았을 때 일단 너무 무섭고 놀라울 테니까 그게 우리라고 생각할 겨를이 없을 거야! 설령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라 해도 본 적이 있으니까 그 귀신이 우리라고 생각하지 못하겠지. 그렇다면..."

 

"잠깐, 잠깐."

 

 

 

 

쇼자에몽의 일장 연설에 신베가 제동을 걸었다. 회의 중에 신베가 (먹을 것 이외의) 발언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드문 일이었으므로 모두의 눈이 금세 신베에게로 쏠렸다. 신베는 말을 가로막고 나선 게 쑥쓰러운지 몇 번 헛기침을 했다.

 

 

 

"그치만 귀신으로 변장한다면, 가다가 누구랑 부딪히거나 넘어지면 어떻게 해...?"

 

 

 

 

잠시 침묵이 흘렀다.

 

 

 

"신베가 엄청 오랜만에 일리있는 말을 하네. 나도 귀신 분장은 좀 어렵다고 봐."

 

"나도 그래."

 

"나도."

 

"나도야."

 

 

 

킨고의 말을 시작으로 하반 아이들의 조심스러운 반대표가 던져지자 쇼자에몽은 입맛을 다셨다. 그냥 패션쇼라고 하면 귀신 분장을 꼭 해보는 건데, 닌자의 패션쇼인게 문제가 된다고 할까나. 하치야 선배에게 최근 변장술을 배우고 있는 터라 여우가면을 꼭 써보고 싶었지만, 신베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쇼자에몽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렇다ㅁㅡ"

 

"그렇다면 우리 거지 분장 해보는건 어때!!!!!!!!"

 

 

 

 

 

 

거지 분장?

 

쇼자에몽을 포함한 하반 아이들의 당혹스러운 눈이 손을 번쩍 쳐들고 일어선 키리마루를 향했다. 키리마루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예의 그 송곳니를 드러내고 씩 웃고 있었다. 뭔가 있어 보이는 그 눈빛에 하반 아이들은 반자동 반사적인 키리마루 발령 주의보가 머릿속에서 작동되는 것을 느꼈다.

 

 

 

 

"거, 거지 분장이라면 어떤..."

 

"후후후, 내 사복처럼 이렇게 옷을 기워 입는 거야!"

 

 

 

키리마루는 자신있게 어깨가 기워진 자신의 사복을 내밀었다. (언급하지 않았지만 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방은 란타로와 키리마루, 신베의 방이었다. 평소에 회의를 진행하는 쇼자에몽의 방이 이스케의 부모님이 보내 주신 염색 천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었다.) 키리마루의 옷을 살펴보던 산지로와 토라와카, 란타로와 키산타는 뭔가 깨달은 표정을 지으며 짝 하고 박수를 쳤다. 그러나 잠시 팽팽 돌아가던 쇼자에몽의 머릿속에 순간 스치고 지나간 '거지 분장' 의 커다란 결함에 대하여 쇼자에몽이 입을 열려 했으나ㅡ

 

 

 

 

"옷을 기워 입으면!"

 

"저절로 옷 색깔이 많아져서!"

 

"저, 저기 얘들아ㅡ"

 

"화려해질 거야!!"

 

"그럼 눈에 띄겠지!!"

 

"있잖아 좋긴 한데ㅡ"

 

"하지만 거지한테는!!!"

 

"그게ㅡ"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을 테니까!!!"

 

"잠깐 내 말좀 들어봐ㅡ"

 

"눈에 안 띄게 되는 거지!!!!"

 

 

 

 

 

 

이얏호, 하며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는 하반 아이들을 바라보며 쇼자에몽은 이마를 짚었다. 바느질은 내가 할 수 있다는 산지로와 헤이다유에 이어서 부모님께서 그렇잖아도 염색한 천을 많이 보내주셨다며 흥분하는 이스케, 그리고 그럼 돈까지 아낄 수 있는 거네에?! 하며 동전동공을 만드는 키리마루를 보니 쇼자에몽은 덴시치와 사키치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퍼지는 것만 같았다.

 

 

 

 

그니까, 하반이 거지 분장을 하겠다는 얘길 들으면 이반 애들이 우릴 무시할지도 모른다구....

 

 

다른 아이들이 하도 들떠 있었는지라, 쇼자에몽은 눈물을 머금고 오케이 싸인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아까 자신의 손을 잡고 하반이 무시당하는 게 싫다고 말했던 주제에 덩달아 들떠 있는 단조를 보자 왠지 심경이 꿀꿀해지는 듯했다.

 

 

 

 

 

 

 

 

* * * * *

 

 

 

 

"히코시로오ㅡ"

 

"아, 쇼자에몽. 왔어? 어서 앉아!"

 

 

 

 

 

쇼자에몽은 다크서클이 짙게 내려온 얼굴로 히코시로의 방을 찾아왔다. 히코시로는 공부를 하던 중이었다. 그 옆에 깔린 방석 위로 쇼자에몽은 엎어졌다. 반쯤 감긴 눈으로 뺨을 방석에 대고 있는 쇼자에몽을 보며 히코시로가 물었다.

 

 

 

"하반은 회의 끝났어?"

 

"엉. 끝났어."

 

"뭐 하기로 했는데?"

 

"거지."

 

"엥?"

 

"거지 분장 하기로 했어."

 

 

 

 

쇼자에몽은 입을 벌렸다 다물었다. 히코시로는 눈을 커다랗게 뜬 채로 쇼자에몽을 바라보다 푸하하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뭐야, 거지 분장? 거지 분장이란 말이야? 푸하하하하!!!!"

 

 

- 무시당할 거라곤 생각했지만, 히코시로한테까지 무시당하다니 기분 최악이야.

 

쇼자에몽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웃지 마, 히코시로. 그러는 이반은 뭘 하기로 했는지 말해."

 

"푸하하, 하하하하, 이것도 우연의 일치려나? 이반은 '착한 아이들' 을 하려고 했거든! 거지한테 적선을 한다거나ㅡ"

 

"....거지한테 적선?!"

 

"그래!!! 그럼 하반이 거지 분장해서 동냥하고 이반이 적선하면 되겠다!!! 학년별로 해도 좋은 점수 나올 거야!!!"

 

"..............................ㅠ"

 

 

 

 

 

 

 

 

 

 

 

 

 

 

 

 

 

 

 

 

 

밖에서 쇼자에몽과 히코시로의 대화를 듣고 있던 단조는 어깨를 한번 들썩였다가 하반 아이들이 모여 있는 기숙사로 부리나케 달려갔다. 쇼자에몽을 대표로 웃음거리 만들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을 하면서, 기왕에 할 거면 목숨 걸고!!! 6학년 선배들보다도 멋지게!!!! 해보자고 기를 돋울 참이었다.

 

 

- 체, 적선하는 역할보단 거지 역할이 훨씬 더 재밌거든요.

 

 

 

 

 

 

 

 




- 지난 줄거리

 [패션소의 시작의 단] , [5학년의 전원집한의 단] 에서 이어짐

 

 

 - 몬센

 - 단쇼

 

 

 

 

 

 

 

 

 

[회계위원회 & 학급위원회 + α]

패션쇼 예산회의의 단

 

by. 카루린다카렌

 

 

 

 

 

 

 

 

 

토메사부로가 식당에 붙여놓은 공고 ㅡ 닌술학원 최대의 패션쇼가 시작되었다!!!!! 학년경기/반별팀, 전원 필참!!!!!! ㅡ 로 인해 닌술학원은 하루 종일 패션쇼 이야기 + 원장선생님의 뒷담화로 시끌벅적했다. 학원 전체뿐 아니라 효우고 수군의 다이상 쿄우에이마루까지 패션쇼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왔다며 문을 열어젖히는 바람에원장선생님이 평가하겠다던 6학년의 정보전달 능력은 사실상 평가의 의미가 없을 만큼 뛰어나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굳이 말하자면 6학년보다는 소문을 전달한 코마츠다와 1학년 하반의 전공이 더 높게 평가되어야 하겠지만, 일단 공고는 토메사부로의 작품이었으니 말이다. 물론 몬지로는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런 고로."

 

 

 

 

 

 

 

패션쇼를 한다는 이야기가 닌술학원을 한 바퀴 돌아가면서 한 차례의 요란한 소동이 지나간 후였다.

 

6학년 이반 시오에 몬지로와 4학년 로반 타무라 미키에몬, 3학년 로반 칸자키 사몬과 1학년 이반 닌교 사키치 그리고 1학년 하반 카토 단조는 회계위원회 위원회실에 모여 살벌한 눈빛을 주고받고 있었다. 다름이 아니라 원장 선생님이 공고하기를 이번 패션쇼 진행에 관한 모든 재무적인 부분은 회계위원회가 주관하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아! 깜빡 잊었군. 날짜는 다음주 토요일! 오늘이 화요일이니까, 일주일 정도 주면 충분하겠지?" 라고 원장선생님은 덧붙였다.) 흔쾌히 그러겠노라 대답했던 몬지로는 패션쇼 예산에 관한 논의를 하기 위해 위원회를 소집했다가 퍼뜩 굉장히 중요한 것을 간과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바로ㅡ

 

 

 

 

 

 

 

"디자인 진행중인 저희 4학년이 더 많은 예산을 가져가야 합니다, 시오에 선배!!!!!!!"

 

"아니에요!!! 3학년은 4학년보다 인원이 많으니 예산을 더 주셔야 합니다 시오에 선배!!!!!"

 

"인원으로 따지면 1학년이 최고라구요!!!! 게다가 저흰 키리마루도 있단 말이에요!!!!"

 

"평소엔 하반 애들이 하는 말이 맞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번만큼은 단조 말이 맞아요 시오에 선배!!!!"

 

 

 

 

 

 

 

 

 

 

 

 

 

 

 

이 대회가 학년별이라는 사실이었다.

 

 

 

 

 

 

 

 

 

"솔직히 너무하세요 타무라 선배!!!! 4학년은 갖고 있는 옷도 많잖아요!!!!"

 

"너네 말마따나 3학년이 우리보다 사람이 많으니까 옷은 너네가 더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리고 옷이야 리폼하면 되지!!!!"

 

"리폼이라면 이미 4학년에 타카마루 선배 있는걸로 게임 끝입니다만????"

 

"아 참, 지금 그런 얘기가 아니잖아요. 인원수로 따져야 된다니까요?"

 

"맞아요!!! 세 볼까요? 6학년 여섯, 5학년 다섯, 4학년 다섯, 3학년 여섯, 2학년 넷, 1학년 33명!!!!!"

 

"시오에 선배 솔직히 이건 고려 해주셔야 한다니까요ㅡ"

 

 

 

 

 

몬지로는 골을 싸맸다. 그냥 알아서 회계위 고문인 안도 선생님한테 맡겨버릴 것을 괜히 '회계위원'회를 소집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차라리 처음부터 망할 위원회별로 게임을 하던가... 마음 같아서는 그냥 1:1:1:1:1:1로 편하게 나눠서 회의 끝내버리고 (십중팔구 안도 선생님이었다면 그랬을 것이었다.) 센조에게 빗질이나 해 달라고 하고 싶었다. 하지만 저 나름의 학년 대표(...) 들의 주장도 일리가 있었다. 4학년은 벌써 타카마루의 감독 하에 진행되고 있는 옷 디자인이 있었고, 3학년은 방향치들 때문에 옷 보존 자체가 힘들 것이 뻔했다. 5학년과 2학년의 의견은 아예 듣지도 못한 상태였고, 1학년은 다른 학년과 똑같은 규칙을 적용하려니 그 수가 심각하게 많았다. 그렇다고 6학년의 예산을 깎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벼이삭 익은 날 짹짹대는 참새들마냥 입방아를 찧어대는 회계위원들을 한참 찡그린 얼굴로 바라보던 몬지로는 10kg 주판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에라 모르겠다.

 

 

 

 

 

 

 

 

 

"알았으니까 조ㅇ....!!!!!!"

 

"시오에 선배!!!!"

 

 

 

 

 

순간 위원회실의 문이 큰 소리와 함께 덜컥 열리며 쨍한 햇빛이 방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몬지로는 잠시 미간을 찌푸리다가 그 사이로 나타난 것이 5학년 하치야 사부로와 오하마 칸에몽, 그리고 1학년 이반 이마후쿠 히코시로와 1학년 하반 쿠로키 쇼자에몽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학급위원회가 여긴 왜...?"

 

"보아하니 회계위원회에서 이번 패션쇼 예산을 관리하라는 원장선생님의 공고가 있었다던데, 공정한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하러 왔지요."

 

"는 훼이크고 사실은 회계위원회에 5학년이 없는 게 걱정되서 온 거지, 칸에몽? 사부로도."

 

 

 

 

 

몬지로가 받아치자 칸에몽은 그 동그란 눈을 더 동그랗게 뜨며 꺅,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칸에몽을 자연스럽게 왼쪽으로 밀치며 사부로가 하하 웃었다. 몬지로는 콧잔등을 찌푸린 채 실눈을 떠 보였다.

 

 

 

 

 

"하하, 선배도 차암, 저희 학급위원회는 그런 게 아니ㅡ"

 

"시오에 선배!!!!! 1학년에게 예산을 더 많이 주셔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쇼자에몽 말이 맞습니다!!!!!!"

 

 

 

 

 

 

 

댐잇. 다짜고짜 몬지로 앞에 꿇어앉고 나선 쇼자에몽과 히코시로를 보자 사부로는 뭐 씹은 얼굴이 되었다. 그렇게 티내지 말라고 말했건만....!!!!! 너희들은 그렇게 단조와 사키치를 못 믿는 거냐!!!! 그 와중에 단조는 꿇어앉기를 가까이 앉은 쇼자에몽에게 몸을 숙여 귀에 대고 뭔가를 속닥이고 있었다. 사부로는 어색하게 하하하하 웃어 보였다.

 

 

 

"호오... 이래도 예산감독이라고 할 셈인가, 5학년 학급위원장?"

 

 

사부로와 칸에몽은 재빨리 눈빛을 주고받았다.

 

 

 

 

 

 

 

"시오에 몬지로 회계위원장!!!! 5학년의 패션쇼에 많은 예산이 필요합니다!!!!"

 

"이번에 5학년이 진행할 프로젝트가 상당한 금액을 요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도와주십쇼!!!!!"

 

 

 

 

히코시로와 쇼자에몽 뒤에서 칸에몽과 사부로도 씩씩하게 꿇어앉았다. 미키에몬이 당혹스러운 얼굴로 선배님들 이러시면 안 된다고 외쳐 보았지만 이미 두 사람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듯 절절하게 예산을 갈구했다. (사실 사부로가 절절했고 칸에몽은 동그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몬지로를 똑바로 쳐다보고 안광을 발사하고 있었다.) 몬지로는 이마를 짚었다. 정말 진심으로 1:1:1:1:1:1로 끝내버리고 싶었다. 그 와중에 쇼자에몽과 히코시로가 서로 1학년이 예산을 더 많이 받아야 되는 이유에 대해 설파하고 있었고, 사몬이 질세라 자신이 이제까지 길을 잃어버려서 못 쓰게 된 옷이 몇 벌인지를 어필하고 있었다. (대체 어째서...) 게다가 야무지게 제 할 말을 하는 중인 쇼자에몽의 손을 단조가 울망울망한 눈을 한 채 꼭 잡고 있는 것을 보니 열불의 온도가 2˚C쯤 올라가는 기분이 들었다.

 

 

 

 

 

 

"시오에 선배 계십니까?"

 

"시오에 선배 저랑 얘기 좀 부탁드립니다!!"

 

"시오에 선배 잠깐만요!"

 

"시오에 선배!!!"

 

 

그때 갑자기 밖이 소란스러워졌다. 회의실의 문이 다시 열리며 몇몇 사람들이 시끌벅적한 방 안으로 들어오자, 몬지로는 그 면면을 보고 마른 세수를 하며 소리없는 비명을 질렀다. 4학년 이반 타이라노 타키야샤마루는 (드물게 그를 반기는) 미키에몬의 곁으로 달려가 쉴 새 없이 디자인을 하면서 나온 예산값에 대해 떠들어 댔고, 5학년 이반 쿠쿠치 헤이스케는 2학년 이반 이케다 사부로지와 함께 '5학년과 2학년에게 예산편성을 적절하게 해주지 않을 시 화약위원회가 소홀해질지 모르는 임무 목록' 을 들고 나타나 사부로와 칸에몽의 포옹을 받았다. 뒤따라 들어온 3학년 로반 토마츠 사쿠베는 우는 소리를 내는 사몬과 합류하여 목청껏 '3학년생 예산호소' 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몬지로는 드디어 이마에 설 수 있는 핏줄의 개수가 한계에 도달했음을 느꼈다.

 

 

 

 

 

 

 

"다들 닥쳐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몬지ㄹ.."

 

 

 

 

 

 

 

시원하게 내지르며 10kg 주판을 집어던진 몬지로는 순간 뭔가가 단단히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얼음이 되어버린 방 안의 눈은 모두 회의실 문을 향해 있었다. 문가에는 6학년 이반 타치바나 센조가 얼굴을 10kg 주판으로 가린 채 서 있었다. 몬지로의 머릿속에서 3만 6천가지의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주판은 서서히 센조의 얼굴에서 떨어졌고 센조는 주판알 자국이 난 채 웃으며 몬지로를 바라보았다. 몬지로는 비로소 왜 토메사부로가 쵸지보다 센조를 무서워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몬지로.....? 이건 무슨 환영인사냐.....?"

 

"ㅅ......ㅅ.......센조. 저기, 저 이건 말이야. 이건......"

 

"그래.....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번 들어나 볼까....?^^"

 

"이, 이건, 그래, 그래 그게, 말이야, 지금, 패션쇼 예산회의를 하다가, 그게, 그게 말이야..."

 

"호오, 예산회의? 어떻게 진행되고 있길래?"

 

"아하, 아, 그게, 지금, 당장 그게, 그 학년별로 예산을 어떻게 짤지, 에 관해서 말이야, 그게...."

 

"아..? 그것 때문에 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이 이 좁아터진 회계위원회 회의실에 몰려 있었단 말이야..?"

 

"하하하하하하. 센조. 의무실에 가 보는 건 어떨까?"

 

"아니. 마침 너한테 6학년 예산 어떻게 할 건지 물어보러 오던 참이었거든. 여기서 얘기 끝내지. 안 봐도 다들 자기 학년 예산 올려달라고 몬지로 찾아온 걸 텐데 내가 깔끔하게 정리해 주겠어. 모두 1:1:1:1:1로 하되 1학년은 사람이 많으니 5로 하자고. 어때?"

 

".........엄........타치바나 선배............"

 

"하나 더. 우리 6학년은 주최학년이니 1을 더 받아가겠어. 이건 학년별 대회 전통이야. 작법이기도 하고."

 

"선ㅂ....."

 

"토 달면 깎는다."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센조는 싱긋 웃으며 정리 됐지? 이만ㅡ 하고 그대로 뒷걸음질쳐 문을 닫았다. 몬지로는 침을 꿀꺽 삼켰다.

 

 

 

 

 

 

 

 

"ㅈ.....저대로 공표하겠다."

 

"하, 하지만 시오에 선배...!!!!"

 

"토 달면 깎는다."

 

 

 

 

 

 

몬지로의 의사봉이 땅땅땅 세 번 울려퍼지자 1학년을 제외한 학년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이 울려퍼졌다.

 

 

 

 

 

 


- 지난 스토리

   <패션쇼의 시작의 단> 에서 이어짐

 

 

- 타케쿠쿠

- 하치라이

 

 

 

 

 

 [5학년 올캐러]

5학년의 전원집합의 단

 

 

by. 카루린다카렌

 

 

 

 

 

 

 

 

 

 

 

 

6학년 기숙사 지붕을 뛰어넘은 두 형체는 어디론가 달려가더니 한 건물의 방문 앞에 멈추어 섰다. 형체 중 하나가 문고리를 잡고 조심스럽게 두들기자 방 안에서 잔뜩 긴장한 듯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암호는?"

 

"여우가면."

 

 

 

 

 

문이 열렸다. 라이조와 사부로는 방 안에 모여 정좌해 있는 헤이스케, 하치자에몽, 칸에몽의 진지한 얼굴을 차례로 돌아보고는 방 안으로 잽싸게 기어들어갔다. 그와 동시에 사부로가 날카로운 눈으로 밖을 한 번 흘긋 쳐다보고는 기척 없이 문을 닫았다. 방문 밖 마루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조용했다.

 

 

 

 

 

"정보는?"

 

 

사부로와 라이조가 자리에 앉기 무섭게 헤이스케의 물음이 떨어졌다. 사부로는 입을 가렸던 두건을 풀며 대답했다. 

 

 

"라이조가 말한 대로야. 원장선생님이 또 무슨 일을 꾸미신 게 틀림없어."

 

"6학년 위원장을 두고 있으면 이럴 때 편리하군."

 

 

 

칸에몽은 알사탕을 물고 있어 볼록한 볼을 톡톡 만지작거렸다. 흔들거리는 호롱불의 심지를 돋우며 라이조가 말을 이었다.

 

 

 

"이번에는 패션쇼를 하는 것 같아."

 

"패션쇼? 우리 오리엔테이션 때 했던 거?"

 

"그것보다 더 눈에 띄는 뭔가가 필요해. 타치바나 선배가 말씀하시길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어도 눈에 띄되 눈에 안 띄어야 한댔어."

 

"...근데 생각해보니까 너네 선배들한테 안 들켰냐? 대단하다."

 

 

 

 

라이조는 고개를 으쓱하며 다시 이었다.

 

 

 

"나도 몰라. 어쨌든 이번 대회는 학년경기고, 팀은 반별이라는 것까지 알아 왔어."

 

"위원회별도 아니고 학년별이면서 반별이라고??"

 

"그래. 헤이스케랑 칸에몽이 같은 팀이 되고, 너랑 나랑 사부로가 같은 팀이 되는 거지."

 

"근데 어떻게 학년경기를 해?"

 

"준비는 팀 단위로 하되 성적은 학년으로 매기겠다 이럴 모양이야."

 

"그래서 선배들은 무슨 부부 컨셉으로 간다 어쩐다 하시던데."

 

 

 

사부로가 뒤이어 설명하자 헤이스케의 표정이 마치 길 가다 마키노스케 만난 것마냥 변했다. 부부 컨셉 할 생각이거들랑 두부지옥을 맛보여 주겠다는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는 헤이스케에게 칸에몽은 안심하라는 듯 등을 두들겨 주었다. 그런 헤이스케와 칸에몽을 골똘히 바라보던 하치자에몽이 사부로를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날짜가 언젠지는 알아?"

 

 

사부로는 고개를 저었다. 원장 선생님의 생각이니까 당장 다음 주에라도 시행하지 않을까, 하는 칸에몽의 대답에 모두들 짧은 신음 소리를 내었다. 위원회 경기라면 몰라도 학년 경기에서 이기는 것은 이번에는 꽤나 중요한 문제였다. 항상 6학년의 캐릭터 파워에 치이고 4학년의 아이돌 파워에 치여서 5학년은 순둥이들 같다는 평을 듣는 터였다. 쿠쿠치 선배의 무기는 두부야? 라고 이스케에게 묻던 타카마루를 떠올리자 헤이스케의 이마에 힘줄이 돋았다. 헤이스케는 바닥을 탁 쳤다.

 

 

"이번 대회에서는 반드시 우리 5학년이 6학년을 이기고 우승해야 해! 그러니까 지금 당장 방으로 돌아가서 자기 팀하고 얘기 나누고 아침시간에 다시 모여서 회의하자. 동의?"

 

"좋아." / "그래." / "동의." / "찬성."

 

 

모두의 동의가 이어지고 다섯은 서로 의미심장한 눈빛을 주고받았다. 사부로와 라이조가 방으로 갈 준비를 하는 동안 하치자에몽은 눈에 띄지 않게 헤이스케의 손을 잡고서 눈짓을 해 보였다. 헤이스케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하치자에몽의 어깨를 툭툭 쳤다. 곧 5학년 로반의 세 명은 문을 열고서 스윽 빠져나가더니 자취를 감추었다.

 

 

 

 

 

 

"칸에몽."

 

"왜?"

 

"여장이나 부부 같은 것만 빼고 생각하자."

 

"선배들이 하니까?"

 

"아니. 타케야가 싫어해."

 

 

 

 

 

 

 

* * * * *

 

 

 

 

 

다음날 아침이 되었다. 묘시가 되자마자 헤이스케와 칸에몽의 방에 모여 회의를 하고 있던 5학년 다섯은 헤무헤무가 치는 종 소리에 문을 열었다. 우라산 너머로 부옇게 햇빛이 새어나며 아침을 열고 있었다. 그때 5학년 기숙사 앞으로 코헤이타와 몬지로가 슥 나타났다. 갑작스런 선배들의 등장에 5학년들은 다소 당황한 얼굴을 해 보였다. 선배 둘은 실눈을 뜬 채 직속 후배들을 훑어보다 웃음을 터트렸다.

 

 

 

"ㅁ...뭐....뭡니까? 시오에 선배, 나나마츠 선배?"

 

"아니야. 사소한 건 신경쓰지 마!!"

 

"그, 그래도 선배들이 갑자기 나타나시면 무섭단 말이에요;;"

 

"왜?? 아아, 니들 패션쇼 회의 하는구나?"

 

 

 

 

 

히이이이이익.

사부로와 라이조가 서로 마주보며 응가 마려운 강아지처럼 쩔쩔맸다. 코헤이타는 호탕하게 웃었다.

 

 

 

"선배들이 그거 하나 눈치 못 챌 것 같냐!!!! 뭐 알아서는 안 되는 걸 안 것도 아니고, 알았으면 준비 잘해 봐라."

 

"정보 캐낸 건 칭찬해 줄 일이지 혼낼 일이 아니야. 혼나야 될 건 우리 중에 목소리가 제일 컸던 용구위원장 놈이지."

 

 

 

몬지로가 덧붙이며 씽긋 미소짓자 5학년들은 겨우 안도했다. 사실, 저 단련바보 회계위원장이 자신의 말을 누군가가 엿들었다는 사실을 알아챈다면 기합을 받고도 남을 일이라고 생각했던 터였다. 사부로는 웃으며 라이조의 머리를 헝클었다. 정전기가 일었다.

 

 

 

"그럼 우리들은 다들 밥 먹으러 올 시간에 패션쇼 공지를 할 생각이니까, 너희들도 늦지 말고 와라."

 

"예! 시오에 선배, 나나마츠 선배!"

 

 

 

 

몬지로와 코헤이타가 사라지자 5학년 다섯 사람은 한숨을 푹 쉬었다.

 

 

 

 

"하. 진짜 간 떨어질 뻔했네. 6학년 선배들은 솔직히 5학년이 됐어도 무섭다니까."

 

"오죽하겠냐."

 

"후.....그래서 본론으로 돌아보면, 우리는 뭘 하기로 결정한 거야?"

 

"칸에몽 아이디어로 하자. 그게 진짜 괜찮은 것 같아."

 

"팀전이니까 팀별로 변장해도 괜찮은 거 맞겠지?"

 

"그렇겠지."

 

 

 

 

 

그때 닌술학원을 뒤흔들 만한 거대한 고함소리가 울려퍼졌다. 5인은 깜짝 놀라 고함에 귀를 기울였다. 두 개의 목소리가 섞여 있는데 하나는 몬지로의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토메사부로의 것이었다. 누가 니 맘대로 식당 정문에 포스터를 써서 붙이랬냐 토메사부로!!!!!! 그럼 네놈은 오는 애들마다 일일이 붙들고 말할 생각이었냐!!!!!!! 한 사람한테 전하면 정보 전달 과정도 볼 수가 있잖아!!!!!! 그런 귀찮은 짓을 왜 해!!!!!! 아침부터 정말 민폐 아닌 민폐라고 생각하는 순간 우뢰와 같은 보록화시 폭발 소리가 들려왔다. 필경 저 둘의 고함을 참다 못한 타치바나 선배의 행각이리라 짐작한 5학년 다섯 사람은 보건위원장인 젠포우지 선배만 불쌍하다는 생각을 했다.

- 케마이사

- 몬센

 

 

 

 

 

 

 

 

 

 

 

 

 

[6학년 올캐러]

패션쇼의 시작의 단

 

by. 카루린다카렌

 

 

 

 

 

 

 

 "이사쿠군, 가서 몬지로군 불러와."

 

 

 

6학년들은- 아니 몬지로를 제외한 6학년들은 모두 원장실 안에서 원장선생님 앞에 무릎을 꿇고 일렬 횡대로 앉아 있었다. 좌측에는 야마다 선생님과 도이 선생님이 정좌해 있었는데, 또 원장 선생님이 뭔가 생각한 것이 있어서 불러모은 듯했다. 이사쿠가 얼결에 네, 하며 일어서자 토메사부로는 함께 다녀오겠다며 덩달아 일어났다. 너는 앉아 있으라는 원장선생님의 말에 토메사부로는 그대로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지만, 시선은 문을 열고 나가는 이사쿠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문이 닫히는 동시에 토메사부로는 속이 메슥거리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숫자를 세었다. 하나, 둘, 셋, 콰당.악!!!!!!!! 요란한 비명소리가 문 밖에서 울렸고 도이 선생님이 황급히 일어나 나갔다. 그러니까 같이 다녀오겠다고 했잖아요, 하아.

 

 

 

한참 뒤 문이 열리더니 잔뜩 기합이 들어간 표정의 몬지로가 나타났고, 뒤이어 도이 선생님이 이사쿠를 끌고 들어왔다. 토메사부로는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오른쪽 손바닥이 까진 이사쿠를 쳐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서로 시선이 마주치자 이사쿠는 쑥쓰러운 듯이 하하, 하고 조그맣게 웃어 보이고는 그 왼쪽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토메사부로가 상처입은 이사쿠의 오른손을 확 잡아당기는 바람에 이사쿠는 균형을 잃고 토메사부로 쪽으로 넘어졌다. 얼떨결에 이사쿠를 기대 안은 토메사부로는 당황하며 이사쿠의 손을 놓았다.

 

그때 원장이 헛기침을 했다. 6학년 전원의 허리가 곧게 펴졌다.

 

 

 

 

"그래, 다 모였군. 자...... 그래서 너희 6학년들을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은 이유는." 

 

 

 

모두의 얼굴에 긴장감이 흘렀다.

 

 

 

 

 

 

 

 

 

"패션쇼를 열기 위해서다."

 

 

 

 

 

 

 

 

 

 

 

네?

 

쵸지가 나지막하게 침묵을 깼다.

 

 

 

 

"ㅍ....패션쇼라뇨.....원장 선생님.....?"

 

"말 그대로의 패션쇼다!!!! 가장 화려하게 꾸미고 나온 사람에게 1등 상품을 수여하겠다!!!!!"

 

 

 

센조가 어색하게 웃으며 끼어들었다.

 

 

 

"화려함이란 것은 닌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게 아닙니까? 닌자란 자고로 눈에 띄지 말아야ㅡ"

 

"바로 그거다, 6학년 이반 타치바나 센조! 닌자란 자고로 눈에 띄지 말아야 하는 것. 때문에 숨어야 할 때 화려하게 입고 있으면 너무 눈에 띄기 때문에 그 사람이 닌자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할 테지! 이것이 바로 역을 찌르는 역공법이다!"

 

 

6학년들은 전부 눈썹을 일자로 만들어 보였다.

 

ㅡ 아.

     그러셔요?

 

 

 

"... 그것만 있는 게 아냐. 누가 가장 빨리 닌자복에서 패션쇼 옷으로 갈아입는지도 볼 거다. 이것도 중요해!!!!!"

 

 

 

이사쿠와 토메사부로는 의미심장한 눈빛을 교환했다. 확실히, 그건 중요했다.

머리를 긁적이던 몬지로는 한숨을 한번 푹 내쉬더니 입을 떼었다.

 

 

"대회는 어떻게 진행됩니까? 저번처럼 위원회별로, 아니면 학년별-"

 

"학년끼리 하되 같은 반을 팀으로 진행한다."

 

 

6학년 전원의 입에서 으억? 하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언제나 대회는 같은 학년 혹은 위원회끼리 진행했기에, 같은 반으로 진행하는 교내대회는 상당히 드물었다. 토메사부로는 인상을 쓰며 이사쿠를 돌아보았다. 이사쿠는 어깨를 으쓱였다.

 

 

 

"성적은 학년으로 낼 것이지만 준비는 반을 팀으로 해서 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말하자면 패션쇼 성적은 학년별로 매겨지지만 준비는 팀별로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준비하더라도 같은 학년 다른 팀이 어떻게 진행하는지 상세하게 알아둬야 한다. 6학년만 불러서 이야기하는 건 이 일이 얼마나 빨리 교내에 퍼지느냐를 통해 6학년의 정보전달 능력을 시험하기 위함이다. 알겠나, 제군들?"

 

"......네에."

 

 

언제 그렇게 생각을 해 두었는지 원장 선생님의 입에서는 멈추지도 않고 술술 계획이 흘러나왔다. 6학년들은 서로 시선을 교환하더니 겨우 입술을 우물거리며 대답을 했다. 야마다 선생님과 도이 선생님은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는 듯 해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 * * *

 

 

 

 

원장실에서 나온 6학년들은 6학년 기숙사 건물을 향해 걸으며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아ㅡ 나는 패션쇼 같은 건 딱 취미가 아닌데 말야."

 

"나도 그래. 난 운동회가 더 좋다고."

 

 

코헤이타의 말을 몬지로가 받았다. 몬지로는 뭔가 심기가 불편한 기색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패션쇼라니, 오리엔테이션 때처럼 서양 복장이라도 해야 하느냔 말이야."

 

"그거 괜찮은데? 귀족 부인 옷은 어때?"

 

"....센조. 너랑 내가 같은 팀이라는 걸 기억해라."

 

"걱정 마, 난 무슨 일이 있어도 치마는 입지 않을 테니까."

 

"야! 센조! 그게 무슨 소리야, 넌 당연히 여장을 해야지!"

 

"....죽고 싶냐, 토메사부로."

 

"........중얼중얼......."

 

"응? 쵸지 뭐라고?"

 

"여장을 해도 괜찮은 건가."

 

"엑!!!! 설마 쵸지 너 여장할 거냐!!!! 그럼 난 어떡하라고!!!!!!"

 

"이참에 딱 부부 컨셉이면 어때. 이반은 센조가 여장하고 로반은 쵸지가 여장하고 우리 반은 이사쿠가 여장해 주면 되겠네."

 

 

 

 

토메사부로가 이사쿠의 어깨에 팔을 올리며 씩 웃자 몬지로가 얼굴이 붉어진 채 말을 더듬으며 맞받았다.

 

 

"부, 부, 부부라니!!!!! 이건 컨셉쇼가 아니라 패션쇼다, 용구위원장!!!"

 

"누가 뭐래, 여장해도 괜찮으면 그렇게 해도 좋겠단 얘기잖아? 그리고 기억해야 되는게 점수는 학년별로 받는다고! 마침 우리는 서로 둘둘둘이니까 이렇게 하면 시너지 효과도 나고 좋지 않겠냐 이거지!!"

 

".......으..........."

 

"그건 토메사부로 말이 일리가 있긴 해."

 

"코헤이타 너까지....!!"

 

"뭐야 그래서 하자는 거야 말자는 거야?"

 

"아까 센조 넌 치마는 안 입겠다며?"

 

"쟤 말 들어보니까 그것도 그럴 듯해서 그런다. 부부 컨셉이면 사람 속에 섞여있어도 눈에 띄면서 눈에 안 띄고 좋겠네. 물론 여장하는 쪽이 반드시 나라고 생각하지는 마, 몬지로."

 

"세엔조오......"

 

 

 

 

 

어느 새 기숙사 문 앞에 도착해 있었다. 6학년들은 서로를 돌아보다가 동시에 한숨을 파아 하고 내쉬었다. 부부 컨셉이니 뭐니 하는 얘기를 하고 있는 스스로들이 꽤나 바보같이 느껴졌다. 벌써 밤이었으므로 하급생들은 아마 지금쯤 씻고 이미 이불을 폈을 것이었다. 이 소식을 닌자학원 전체에 알리는 것은 일단 다음날 아침식사 시간에 하기로 하고, 6학년들은 일단 각자의 방에서 팀원과 이야기를 나눈 후 다음날 기상하자마자 몬지로와 센조의 방에 모여서 회의를 하기로 하였다. 저마다 방으로 들어가며 서로에게 굿나잇 인사를 보냈다.

 

토메사부로는 이사쿠가 들어오도록 문을 잡고 있다가 닫았다. 이사쿠는 방에 들어오자마자 으어ㅡ하는 소리를 내더니 풀썩 쓰러졌다. 토메사부로는 씩 웃으며 으아! 하고 기합을 지르고는 이사쿠의 몸 위로 엎드려 쓰러졌다.

 

 

 

"....장난기가 너무 많아, 토메사부로는."

 

"내가 뭘?"

 

"여장해서 부부라니... 그냥 토메가 하고 싶었던 거 아냐?"

 

"그런 마음 반....진심 반.....?"

 

"하아, 큰일이네. 난 여장 잘 못하는데다... 내 불운 때문에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떡해ㅜ.ㅜ"

 

"쿠노이치랑 타카마루 씨한테 좀 해달라고 하면 되지 뭐. 아, 4학년이라 좀 그러려나."

 

"....역시 그냥 평상복 입는 건 어때?"

 

"싫어, 평범하잖아. 6학년은 모든 대회에서 우승해야 한다고. 위원회 대회였다면 용구위원회가."

 

"못 말려."

 

"하, 이사쿠.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응?"

 

 

 

토메사부로는 상반신을 일으키더니 책상에 켜져 있는 등잔불을 훅 불어 껐다. 잠깐, 아직 이불도 안 폈......!!!! 이사쿠의 목소리는 이내 토메사부로의 그르렁거리는 소리에 먹히고 말았다.

 

 

 

 

 

 

* * * * *

 

 

"좋아. 정보 수집 완료, 가서 애들한테 알려."

 

 

 

 

 

6학년 기숙사의 담장을 뛰어넘는 두 형체가 멀어져 갔다.



다 내 잘못이야.

 

 

 

 [케마이사] 불운의 의미

 - 이사쿠 이야기



 

 

 

 

 

 

아직도 기억나.

나랑 첫 '같은 방'이었던 그 애가 어떻게 되었는지.

 

지금으로부터 꼭 6년 전, 우린 이 인술학원에 입학등록서를 냈고ㅡ 처음으로, 선생님과 같은 반 친구들을 만났어. 1학년 하반! 여러분 안녕! 드디어 닌자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그것도 함께할 친구들이 생긴다는 설렘은 어린 내 가슴을 콩닥콩닥 뛰게 했지. 게다가 우리 학교는 기숙사 제도라는 거야! 첫 방 배정을 받았을 때 많이많이 설렜어. 과연 나와 같은 방을 쓰게 될 아이는 누구일까? 하늘색 닌타마 교복을 입은 채 열어젖힌 문 안 방은 아늑했고 뒤따라 들어온 나의 첫 동급생 ㅡ 아직도 이름이 기억나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아 ㅡ 아이는 환하게 웃으며 인사했어. 안녕? 이사쿠! 아까 다 같이 소개할 때 들었어. 젠포우지 이사쿠 맞지?

 

 

 

이사쿠, 내 이름이 처음 불렸을 때 가슴에 퍼지던 그 따뜻한 감촉. 난 그 감촉이 아직도 기억나.

 

 

교실에 앉아 책을 펴 공부하고. 표적에 수리검을 던져 맞히고. 우라산에 올라갔다가 밥을 먹으러 식당으로 가고.. 평화로운 나날이 늘 지속될 것만 같았어. 난 고작 열 살이었고, 선생님들은 엄청나게 커다랗고 든든한 사람들로 느껴졌었어.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그 때는 더 그랬다는 뜻이야. 생각해 보니 그땐 도이 선생님이 안 계셨구나. 도이 선생님이 안 계신 학교라니 조금 이상하긴 하다. 어쨌든.

 

 

 

처음 같은 방을 쓰는 아이와는 더 많이 친해지는 게 당연하잖아. 난 그 아이와 꽤 많이 가까워졌어. 지금 란타로군, 키리마루군, 신베군이 친해진 것처럼.. 넌 그땐 나랑 꽤 먼 방이었다고 기억하는데.. 그래서 그땐 너랑 내가 그렇게 많이 친하지 않았나 보다. 아아, 삐지지 마. 지금 안 그러면 된 거지 뭐. 하여간 난 그 아이랑 매일같이 밥을 함께 먹었고 함께 놀았고 함께 수련했고... 아하, 생각난다. 몬지로랑 센조는 그 때부터 같은 방이었는데, 그 땐 몬지로가 거의 지금 1학년 로반 애들 수준으로 말이 없었어. 믿겨지니? 하하하. 지금 성격은 거의 센조랑 싸우면서 만들어진 거라니까. 하긴 그땐 네가 나보다 더 몬지로랑 친했겠다.

 

 

 

어쨌거나 그런 날들이 지속됐어. 첫 위원회를 뽑았을 때 글쎄 난 네가 알다시피 보건위원회에 당첨! 됐고, 하반 아이들은 모두 "이사쿠 불운해~" 하고 놀렸었지. 그때 불운이 뭐야? 하고 물었던 기억이 나. 운이 없다는 뜻이랄까, 애들은 장난식으로 가르쳐 주었고 내 같은 방 짝꿍 아이는 너무 신경쓰지 말라고 나를 토닥여 줬어. 그런 건 다 미신일 뿐이라고... "네가 정말 불운하면 그렇게 실기수업을 잘 따라가겠어? 걱정하지 마, 이사쿠." 하하.. 그래. 그땐 그런 줄 알았지.

 

그런 날들이 지속됐을 때 말야. 그래. 그 일이 일어난 거야. 너도 기억하고 있을 거야. 우린 겨우 열 살이었으니까. 제발, 그 애 이름을 기억하려 하지 마. 날 괴롭히지 마.

 

 

 

 

처음으로 눈앞에서 보게 된 친구의 죽음.

 

 

 

내 앞에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아이는.. 내 같은 방 아이였어.

내게 날아오는 총알을 막아 주려다 자기가 맞은 거야.

그게 말이 돼? 우린 고작 열 살이었다고.

죽음을 이해하기엔 난 너무 어렸고,

비어 있는 방에서 혼자 있기엔 난 너무 여렸어.

 

 

 

 

 

그때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네가 알까?

 

 

나 때문이야.

내 불운이 옮겼던 거야.

 

 

아냐.. 그럴 리가 없어.

그럴 리가 없잖아.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

불운... 그 불운이 한 번도 날 죽인 적은 없었단 말야.

그런데 어떻게 나도 아닌 내 옆 사람을 죽여?

그건 말이 안 되잖아. 그렇잖아.

 

그땐 그냥 넘길 수 있었어.

하지만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는 빈 방에 앉아 있노라면

너무 무서워져서,

쫓기듯이 도서실에 가보면 늘 쵸지가 있었거든. 꼭 기다린 것처럼.

그럼 내게 말을 걸어주는 쵸지 옆에 앉아서 잠깐 무서움을 잊다가

쵸지네 방에 가서 함께 잠을 청하곤 했지.

그나마 그게 나에게 위로가 됐어.

왜 내 방에 올 생각 안 했냐고 묻진 마.

그땐 너랑 그렇게까지 친하진 않았어.

삐지지 말구.

 

 

 

 

 

그리고 우린 2학년이 됐어.

 

그 일이 점차 학교에서 잊혀질 무렵 우린 방 편성을 다시 했고,

난 다시 새로운 방 친구를 만났지.

그때의 우리 모두는 나름대로 친해져 있었으니까

누가 한 방이 되든 크게 상관 없었지.

 

 

그리고 또 평화로운 날들이 계속되다가...

 

 

 

 

 

또 그 일이 일어난 거야.

 

악몽의 반복.

 

낭자한 선혈과

 

또다시 비어버린 방.

 

 

 

 

나 때문이야.

 

아냐. 그럴 리가 없어.

남들은 한 번 겪기도 힘든 일이 나한테 2번이나 일어날 리가 없어.

 

 

 

 

정말 내가 그렇게 불운한 거야?

내가 그렇게까지 운이 없을 수 있는 거야?

 

 

기억나?

그 뒤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3학년 때도.

4학년 때도.

5학년 때도.

 

 

똑같았어.

 

똑같은 일이 계속 일어났다고.

 

 

 

 

새로운 방 친구가 생겼고

 

그 아인 그 학년이 넘어가기 전에 죽었어.

 

 

 

나 때문이야.

안 그러면 어떻게 내 방에서만 그런 일이 일어나?

 

이건 내가 불운하기 때문인 거야.

내 불운이 내 방에 있는 사람까지 불운하게 만드는 거야.

너무 불운해서, 너무너무 불운해져서...

죽어버릴 만큼.

 

 

 

 

 

물론 그 해에 죽은 사람이 내 방 친구만은 아니었어.

우린 많이... 죽으니까...

아무도 나에게 그렇게 말하진 않았지.

이사쿠가 불운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왜 내 귀에는 들리는 것만 같았을까.

너 때문이야. 너 때문이야...

밤마다 같은 방이었던 친구들이 꿈에 나왔어.

 

 

그렇게 많이 죽었고

그만큼 많이 떠났고.

 

그렇게... 우리 둘만 남게 된 거야.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너와 내가.

 

 

 

 

 

너무 무서워.

 

 

 

 

대답해줘, 토메사부로.

 

넌 내 옆에서 살아 있을 수 있니?

 


 

 

 

 

 

 

왜 네 잘못이야?

 

 

 

[케마이사] 불운의 의미

 - 토메사부로 이야기



 

 

 

 

 

 

아직도 기억나.

그 아이의 시신을 앞에 둔 네 표정이 어땠는지.

 

지금으로부터 꼭 6년 전, 우린 이 인술학원에 입학등록서를 냈고ㅡ 처음으로, 선생님과 같은 반 친구들을 만났어. 1학년 하반! 여러분 안녕! 드디어 닌자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그것도 함께할 친구들이 생긴다는 설렘은 어린 내 가슴을 콩닥콩닥 뛰게 했지.... 가 문제가 아니라, 난 사실 싸움꾼들 찾으려 혈안이 되어 있었지. 하하. 뭣도 모르는 허세로 똘똘 뭉친 열 살의 나는 내가 가진 힘을 꼭 시험해보고 싶었거든. 그래서 그땐 네 얼굴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어. 닌자같지도 않게 생겨서는, 닌자같은 성격도 아닐 것 같다. 라는 게 널 처음 본 내 인상이었거든. 한번 슥 보고 걍 잊었지.

 

 

 

난 이래뵈도 살던 마을에선 힘깨나 쓰던 애라서 금세 하반 아이들과 차례로 힘겨루기를 하게 됐고, 역시나답게 난 탑을 먹었지. 글쎄 네가 기억할지는 잘 모르겠다. 그때 너와는 승부를 하지 않았던 것 같아. 사실 네가 싸움에 잘 응해주는 성격은 아니잖아. 그러다가 이반의 몬지로와 어쩌다 붙게 됐는데, 느낌이 오더라고. 아 이 자식은 내 필생의 승부사다. 반드시 이겨주고야 말겠다. 흐흐! 아, 논점은 이게 아니고. 미안해, 딴소리 해서.

 

 

위원회 뽑았을 때 말야? 아하, 그때 내가 뭘 뽑았는지는 잊어버렸어. 지금의 용구위원이 훨씬 더 중요하니까. 하지만 넌 잊어버리지 않고 있어. 6년 연속 보건위원 당첨의 주인공을 잊어버릴 수가 있나. 그때 네가 보건위원에 혼자 뽑혔을 때, 주위 애들이 "이사쿠 불운해!" 하던 것 다 기억나. 그때 네 표정이, 풉, 정말 귀여웠거든. 이건 칭찬의 의미야. 제비 하나 뽑아들고 주위 반응에 당황해서 난감해하는 얼굴이라니! "불운하다는 건 그냥 운이 안 좋다는 거야." 그렇게 장난식으로 말해준 거, 나였잖아. 그런 것도 기억을 못해, 바보가.

 

...... 그 이후로 내가 너한테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넌 모르겠지? .... 그래 모르고 있네. 나하고 덜 친했네 어쨌네 그런 소리 하는 거 보면. 넌 그렇게 생각했을지 몰라도 내가 그날 이후로 너한테 다가가려고 얼마나 남모르게 애를 썼는데.... 너 선배님들 함정에 빠지는 거 구해준 게 누구냐? 도서실 갔다가 책 쏟아지는 데 책장 일으켜 세운 게 누구야? 기억해 봐. 니 옆에 항상 누가 있었는지. 하긴 넌 늘 네 방 친구와만 다녔었지. 어느 날 네가 혼자 우물가에서 양치질하다가 우물에 빠질 뻔했을 때 내가 구해줬잖아. 그때 "고마워, 토메사부로" 라고 말하던 네가 난 기억이 나는데 넌 기억을 못한다고? 에휴, 딸자식 키워봐야 아무 소용 없다더니... 아니 네가 내 딸자식이란 건 아니고. 넌 딸이 아니라........음...... 모, 몰라. 따라다닌 거 아니냐고? 그, 그런 적은 없어! 솔직히 너 돌봐주는(?) 시간보다 몬지로랑 싸우는 시간이 더 많았으니까, 착각하지 마.

 

 

 

 

아, 아무튼. 어쨌거나 네 말대로 그런 평화로운 나날이 지속되다가, 기억나. 우리의 동맹 성과 전쟁을 하던 그 성에 잠입해서.. 임무를 수행하려다가. 너를 향한 총구를 봤어. 내가 뛰어들기도 전에 네 그 같은 방 친구가 뛰어들더라. 탕! 하는 소리가 났고 걔는 엎어졌지. 나도 엄청나게 충격을 받았어. 네 같은 방 친구이기 이전에 같은 하반 학생이었잖아. 지금 1학년 하반 애들이 당장 헤이다유나 단조가 죽는 걸 눈앞에서 본다고 생각해 봐. 산지로나 토라와카 뿐만이 아니라 전체가 멘붕할 거 아냐. 똑같은 이치지.

 

 

 

그런데 네 얼굴은 정말 장난 아니었어.

 

저거 저러다 쓰러지면 어쩌지.

충격도 충격이었지만 내 머릿속은 그런 생각들로 가득했어.

 

우린 고작 열 살이었고, 그 충격을 혼자 감당하기에 모두 약했어.

넌 그 자리에서 기절했고 난 황급히 달려가 너를 안아들었어.

 

 

 

이사쿠가 정신을 잃었어. 빨리 물수건 좀 가져와줘!

 

 

 

 

그리고 그 총을 쏜 병사는 선생님들이 죽였지.

 

인술학원의 법칙, 교사와 학생은 웬만해선 다른 닌자나 사무라이를 죽이지 않지만,

단 하나의 예외. 우리 학생을 죽였을 경우, 논외 없이 사살.

 

 

 

 

 

네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1학년 때부터였을 거란 생각은 미처 못 했어.

 

친구를 잃었기에 당연히 상심이 클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정말로 네가 그렇게 괴로워하고 있었을 줄은....

 

 

그때로 돌아가서 널 안아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넌 내 방에 올 생각도 못 했겠지.

넌 그때 내가 널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랐을 테니까...

쵸지가 있어줘서 다행이다.

 

 

 

 

 

 

 

그렇게 지나갔던

 

2학년,

3학년,

4학년,

5학년까지.

 

 

 

 

많은 아이들이 죽었고

 

많은 아이들이 떠났어.

 

 

 

너와 같은 방이었던 아이들이 모두,

1학년 때와 같은 방식으로 죽었다는 것

나는 기억하고 있어.

어떻게 기억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

 

그때마다 너는 그 앞에서 정신을 잃었고

그때마다 너를 안아든 것이 나였는데....

 

 

 

 

 

 

단 한 번도 그게 네 탓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

 

 

 

남들은 한 번 겪기도 힘든 일을 다섯 번이나 겪은 너에 대해서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외람된다는 생각 안 해?

몬지로도, 쵸지도, 코헤이타도, 센조도 같은 생각일 거야.

 

 

 

응. 기억나.

그 뒤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똑같았어.

 

똑같은 일이 계속 일어났지.

 

 

 


어느 새 정신을 차려보니

 


끝까지 살아남아 있는 건 우리 둘이었더군.

 

 

 

 

 

하지만 그건 네 방에서만 일어난 일이 아니야.

이 인술학원에서 죽어간 아이만....

 

제발, 우연이라고 생각해줘.

네가 우연이라고 생각하면 우연이 되는 거야.

스스로를 힘들게 하지 마, 제발, 이사쿠.

 

네가 시간이 지날수록 자책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어.

그랬으니까 우리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

하지만 내가 네 감정을 아는 만큼

내 감정도 한 번만 들어 주지 않을래?

오, 제발. 울지 말고.

 

 

 

내가 한 생각은 오직 하나였어.

 

 

 

 

내가 너와 같은 방이 되어준다면

그 끔찍한 연쇄작용을 끊어줄 수 있을 텐데.

난 결코 죽지 않고 살아서,

그 다음 해에도, 그 다다음 해에도....

같은 방에서 너를 반겨줄 수 있을 텐데....

 

 

 

 

다행히도 6학년이 되던 날 너와 한 방에 들어갔을 때

드디어 너를 위로해줄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나도 기뻤어.

 

네 옆에서 끝까지 살아 있어 줄게.

 

 

 

네 옆에서 끝까지 살아 있어 줄 수 있는 내가,

가장 마지막이 된 건 왜였을까.

 

귀찮게 말야. 안 그래?

 

 


  

 

 

 

 

 

 

 

 

 

 

 

 

 

 

 

 

 

 

 

 

 

 

 

 

 

 

 

 

 

 

 

 

 

 

 

 

 

 

 

 

 

 

 

 

 

 

 

 

 

 

 

 

 

 

 

 

 

?

 

 

 

 

 

 한  

 

 

 

 

 

 

살았다 싶었던 맨 마지막 순간에

 

마지막의 마지막에

 

 

 

 

 

 

 

 

 

 

 

 

 

 

 

 

 

 

 

 

 

 

 

 

 

 

 

 

 

 

 

 

 

 

 

 

"토메사부로! 토메사부로! 내 목소리 들려? 제발, 제발, 토메사부로! 토메사부로..."

 

 

 

 

 

 

 

 

 

 

 

 

 

 

 

.

 

 

 

 

 

정말이지, 불운하다니까.

 

 

 

 

 

 

 

 

 

 

+ Recent posts